관심을 모았던 미국산 쇠고기 협상 관련 국정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여야의 책임 공방만 난무하며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5일 국회는 오전 미국산 쇠고기 협상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 등을 적극 옹호하며, '설거지론'을 펼치며 참여정부를 공격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과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협상 책임자인 정운천 전 장관 등은 예의 'OIE 기준'을 언급하며 피해갔다.
한나라 "이미 참여정부서 다 하기로"... 한덕수 전 총리 "'30개월 미만'이 최종 기준"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는 OIE 권고 기준에 따라 협상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일관되게 움직였는데, 노무현 대통령만이 지난 해 1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입장을 갑자기 뒤집었다"며 "이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익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이사철 의원도 "대통령 선거에서 졌기 때문에 갑자기 협상을 중단한 것 아니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참여정부 인사들을 공격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성경룡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해 3월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쇠고기 개방과 관련한 큰 방향을 밝힌 것은 맞지만, 실제로 내각에서 최초로 공식보고 된 것은 12월 24일 회의였다"며 '30개월 미만 수입'이 참여정부가 채택한 마지노선이었음을 강조했다.
성 정책실장은 이어 "마치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바꾼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한나라당 측의 공세에 대해 "(노 대통령이) OIE 기준을 존중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한 것이지, OIE 기준을 곧이곧대로 따른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30개월 미만을 (미국 측이) 받는다면 협상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기정 "협상단, 미국 사료조치 내용 알고도 숨겼다" 의혹 제기
한편,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미국의 동물성사료 금지조치(사료조치)의 실내용이 한국정부의 설명과 달라 논란이 일었던 것(관련기사:'美쇠고기 파동' 제2라운드, 동물사료조치 논란 확산)과 관련해, "미국이 관보에 게재한 사료조치가 5월 10일 입안예고보다 완화된 사실을 정부가 이미 알고서도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그 근거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4월 23일부터 25일, 4차례에 걸쳐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농수산식품부 등 7개 부서에 미국의 사료조치 공포내용이 (이전에 알고 있었던 내용과) 달라졌다는 사실을 공문을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고, 이날 출석한 이태식 주미대사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사료조치가 달라진 걸 언제 확인했냐'는 강기정 의원의 질의에 강문일 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원장만이 "23일에서 25일 경 열람했다"고 말했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 등은 모두 "5월 9일" 또는 "10일 경"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주미대사관에서 4월 23일 부터 여러 차례 협상내용과 관련해 이처럼 중요한 공문을 보냈는데, 이 공문을 아무도 즉시 확인하지 못했냐"며 "알고도 숨겼다면 은폐이고, 아니면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운천 "과학적 근거라는 표현이 뭔지 모르겠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 등 한국 측 협상대표들은 여전히 'OIE 기준에 따라 협상했고, 문제는 없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정운천 전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광우병 괴담'으로 일축하며 "괴담의 진원지가 어디라고 보느냐"는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어떤 연예인은 청산가리를 먹겠다하고, 또 어떤 연예인은 1%로도 (한국정부와 미국 측 주장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런 것들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공포국가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날 정 전 장관은 "지난 해 9월 정부 주최 전문가회의 자료는 (협상에 대비한) 과학적 근거로 마련한 것이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에 "과학적 근거라는 표현이 뭔지 모르겠다"며 "과학적 근거라기보다, 하나의 의견으로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지난 해 9월 정부는 각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의 대비 제2차 전문가회의'를 열어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30개월령 미만으로 제한 △30개월령 미만에서도 7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모두 제거 △위와 창자 등 내장 전체를 수입금지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또 강기갑 의원이 "정부가 OIE 기준이나 국제기준대로 협상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광우병 연구가 가장 활발한 유럽과 일본은 OIE 기준보다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냐"고 묻자 정 전 장관은 "일본과 영국은 광우병 수십만 마리 나온 데 아니냐. 그러니 당연히 연구가 많이 되어 있겠죠"라고 말하는 등 성의 없는 답변으로 특위 위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