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 파업과 관련해 오늘 "26일부터 서울지하철 1~4호선 연장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파업의 장기화나 불법파업 등으로 서울메트로의 정상운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에 대비하여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하는 등 단계별 비상교통대책을 수립하여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엄정한 법적용으로 불법행위자의 징계, 손해배상 청구 및 고소·고발을 확행할 예정이며, 파업참가자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준수"하겠다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
▲ 다음 아고라 '오늘의 자유토론'란에 올라온 서울지하철노조의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
같은 날,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파업을 앞두고 시민들의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이 글에서 "운수노조의 '미친소 운송거부 투쟁'이 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조금은 바꿀 수 있었고, 노동조합 역시 시민사회 일원으로써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적었다.
또 "이 정권의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맞선 첫 번째 파업이 될 서울지하철노조 파업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노동조합 홈페이지(www.sslu.or.kr)에 개설한 게시판을 소개해 두었다. 이 게시물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음 아고라 '오늘의 토론' 목록에 올랐다.
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에 마련된 '시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란에는 시민들이 올린 여러 지지글들이 눈에 띈다. 개중에는 물론 '반대' 의견도 있으나, 싸잡아 욕을 먹는 판에 게시판을 폐쇄해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과거 파업 때와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이디 '김두현'을 사용한 네티즌은 "기존에 파업을 할 때는 무관심했었지만 민영화 반대 파업은 적극 지지한다"며 "(저의)잠깐의 피곤함이 앞으로의 편안함을 주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네티즌 '학생'도 "지하철 앞뒤에 있어야 할 기관사 분이 한 쪽밖에 계시지 않아서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파업으로 인해 혹시 이용객들에게 불편함이 다소 생길 수 있다고 해도 더 나은 지하철 이용이 보장된다면 감수할 수 있습니다"라는 지지글을 남겼다.
▲ 서울지하철노조가 홈페이지에 마련한 '시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게시판 |
파업을 결정한 이유와 노사간 주요 쟁점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노조 측은 사측의 외주화와 민간위탁 확대 방침과 관련해 "민영화 수순을 밟아 결국 공공성을 훼손하고 안전운행을 위협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등 외주업체 특혜, 역 무인화와 1인승무, 요금인상 등을 반대하는 것도 '공공성'을 지키는 데 긍정적인 요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네티즌 '정재수'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써 노동조합의 파업을 적극 지지합니다. 공공부문 민영화를 반드시 막아주세요. 언론이 욕해도 꿋꿋하게 싸우십시오"라는 글로 노조를 격려했다. 아이디 '붉은시월'도 "충분히 불편을 감수하겠으니 시민의 안전성에 중심을 맞춰주세요"라고 썼다.
'시청앞지하철' 아이디의 네티즌은 "시민과의 아무런 교감 없이 파업을 시작하면 시민의 발을 꽁꽁 묶었다느니 하는 조중동의 광분에 파업의 정당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라며 "시민들에게 왜 파업을 하는지 더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라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26일 새벽 5시를 기해 예고된 총파업에 돌입한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서울메트로 본사 앞마당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