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 불편해도 감수할께요"

서울지하철노조 26일 파업 앞두고 시민·네티즌 지지글 화제

매번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파업을 벌여도, "시민의 발을 볼모로 제 잇속만 채우는 귀족 노동자들"이라는 비난에 익숙해진 지하철 노동자들. '미친소 반대'에 이어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실체를 공유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 올해는 사정이 좀 달라질까.

서울시는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 파업과 관련해 오늘 "26일부터 서울지하철 1~4호선 연장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파업의 장기화나 불법파업 등으로 서울메트로의 정상운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에 대비하여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하는 등 단계별 비상교통대책을 수립하여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엄정한 법적용으로 불법행위자의 징계, 손해배상 청구 및 고소·고발을 확행할 예정이며, 파업참가자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준수"하겠다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

  다음 아고라 '오늘의 자유토론'란에 올라온 서울지하철노조의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같은 날,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파업을 앞두고 시민들의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이 글에서 "운수노조의 '미친소 운송거부 투쟁'이 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조금은 바꿀 수 있었고, 노동조합 역시 시민사회 일원으로써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적었다.

또 "이 정권의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맞선 첫 번째 파업이 될 서울지하철노조 파업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노동조합 홈페이지(www.sslu.or.kr)에 개설한 게시판을 소개해 두었다. 이 게시물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다음 아고라 '오늘의 토론' 목록에 올랐다.

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에 마련된 '시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란에는 시민들이 올린 여러 지지글들이 눈에 띈다. 개중에는 물론 '반대' 의견도 있으나, 싸잡아 욕을 먹는 판에 게시판을 폐쇄해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과거 파업 때와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이디 '김두현'을 사용한 네티즌은 "기존에 파업을 할 때는 무관심했었지만 민영화 반대 파업은 적극 지지한다"며 "(저의)잠깐의 피곤함이 앞으로의 편안함을 주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네티즌 '학생'도 "지하철 앞뒤에 있어야 할 기관사 분이 한 쪽밖에 계시지 않아서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파업으로 인해 혹시 이용객들에게 불편함이 다소 생길 수 있다고 해도 더 나은 지하철 이용이 보장된다면 감수할 수 있습니다"라는 지지글을 남겼다.

  서울지하철노조가 홈페이지에 마련한 '시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게시판

파업을 결정한 이유와 노사간 주요 쟁점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노조 측은 사측의 외주화와 민간위탁 확대 방침과 관련해 "민영화 수순을 밟아 결국 공공성을 훼손하고 안전운행을 위협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등 외주업체 특혜, 역 무인화와 1인승무, 요금인상 등을 반대하는 것도 '공공성'을 지키는 데 긍정적인 요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네티즌 '정재수'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써 노동조합의 파업을 적극 지지합니다. 공공부문 민영화를 반드시 막아주세요. 언론이 욕해도 꿋꿋하게 싸우십시오"라는 글로 노조를 격려했다. 아이디 '붉은시월'도 "충분히 불편을 감수하겠으니 시민의 안전성에 중심을 맞춰주세요"라고 썼다.

'시청앞지하철' 아이디의 네티즌은 "시민과의 아무런 교감 없이 파업을 시작하면 시민의 발을 꽁꽁 묶었다느니 하는 조중동의 광분에 파업의 정당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라며 "시민들에게 왜 파업을 하는지 더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라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26일 새벽 5시를 기해 예고된 총파업에 돌입한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서울메트로 본사 앞마당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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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 민영화 , 서울지하철 , 서울시 , 서울메트로 , 공기업선진화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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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극반대

    미친놈 놀고 있네.. 지하철 파업으로 출근을 못하면 사측에 피해가 갈 것이고 그것이 곳 니놈들의 목적이다 이런 뜻 아닌가..
    내가 아는 어떤 놈은 사측은 노동자와 화합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타도의 대상이라고 하더군, 그 말을 듣는 순간 숨이 콱 막히더군, 도대체 여기가 대한민국인가 북조선인가...

  • 적극찬성

    너 같은 놈은 꼭 사고를 당해야만 정신 차릴 놈이다.
    노동자가 있으니까 지하철이 움직이는 거다. 알고는 있냐?

  • 적극찬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민영화를 막기위해서라도 반드시 파업으로 맞어야 한다 사측은 노동자와 화합할 수 없는 대상이다..맞는 말인데..왜? 물론 사측의 사람들 즉 임원진과 사장도 좋은 사람일 수는 있지만 좋은 사람은 있어도 좋은 자본은 없다 자본의 통제력을 국가가 쥐지 않고 시장에 넘기려는 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나? 그리고 노동조합의 파업도 노동조건 개선,임금인상 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모순에 대항하기 위해 철도를 멈추고 지하철을 세우고 전기를 멈추고 건설을 멈추고 운수를 멈추고 해서 이땅의 주인이 진정 노동자 농민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정치에서 소외된 노동조합은 의미가 없다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조합원일 뿐만 아니라 이 땅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적인 모순에 대항해 자기 의견을 나타낼 수 있고 모순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서울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적극 지지합니다

  • 적극찬성

    적극반대야? 노노데모쪽인간이지? 적극반대하는이유가 맹박이의 밀어붙이기식 집권에있지 등신아,,

  • 서울시민

    적극찬성합니다.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합법적이라고 들었습니다. 합법적 파업을 시민이나 여론의 비난을 불러 일으키고자 경영의 책임을 노조의 도덕적 해이등으로 전가하는 것은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왜? 서울시가 노사간의 일에 개입하나요? 개입할 거면 처음부터 개입해서 노조와 서울시간의 직접교섭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울지하철 노동조합 화이팅!!

  • 적극찬성

    민영화 반대에 한표!!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의료보험, 수도사업은 국민 복지의 일환이다. 서민들을 위한 제도에 수지타산을 계산하고 민영화 주장하는 정부가 어이없다. 수지가 안맞아서라면 부자들 배불리는 종부세폐지가 더 우스운 일이다.

  • 지지자

    지하철 시설을 왜 외주화해야 하지요? 우리 세금으로 우리가 좀 적자를 감수하고 지하철을 싸게 이용하겠다는데, 왜 요금을 인상해야 하지요? 지하철을 시민에게! 서울메트로 노조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