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팀 "월 스트리트와 너무 가까운"

경제팀 양대 축 로버트 루빈 후계자로 채워

오바마 행정부 1기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각) 경제팀 인선발표에 이어, 외교.안보팀 인선은 12월 1일 발표될 예정이다.

24일 오바마 당선자의 발표에 따르면 재무장관에는 티너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백악관의 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빌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로런스 서머스가 지명되었다. 이들은 의회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경제위원회(NEC) 위원장(좌)과 티머시 가이스너 재무장관 지명자(우)

이번 오바마 경제팀의 양축은 전 클린턴 행정부 출신의 인사이자, 당시 핵심적 인물이었던 로버트 루빈의 '후계자'들로 채워져 우려를 더 하고 있다. 특히 금융자율화를 적극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인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티머시 가이스너(재무장관 지명자)

티머시 가이스너는 뉴욕연방은행 총재 출신이다.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대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경제 스승으로는 클린턴 시대의 전 재무장관인 로버트 루빈과 로런스 서머스를 꼽는다. 가이스너는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에 한국을 직접 찾아와 구제금융안에 서명을 받아갔고 멕시코 외채위기 해결에도 직접관여 하는 등 금융위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다.

그러나 진보적 지식인인 사미르 아민은 이런 그의 경력을 뒤집어 "그는 오랜 동안 미국 자본주의의 금융위기를 만들어 왔고, 1995-96년 멕시코 페소 위기, 1997-98년 아시아의 경제위기를 만들어온 인물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함께 손을 잡고 이번 월가의 붕괴를 자초한 3명의 최고위직 중 한 명"이라고 비난했다.

티머시 가이스너는 7천억 달러의 월 스트리트 구제금융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그래서 폴슨과 그의 정책에 너무 가깝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25일 <알 자지라>가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그가 소수 월 스트리트 경영진과도 가까이하고 있어 이들의 조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런스 서머스(백악관 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로런스 서머스는 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가 맡을 백악관 경제위원회(NEC)는 국내외 경제 정책에 대한 자문의 역할을 한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가 발표한 250만 개 일자리 창출 등 현 경제위기에 대한 각종 제언을 하게 된다.

로런스 서머스는 1991년에서 1993년까지 세계은행 경제분석가로 일했으며,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재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로런스 서머스는 루빈 전 장관과 함께 균형재정과 규제완화, 세계화를 기치로 한 자유무역을 신봉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노조와 진보적 성향의 민주당 진영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한 하버드대 총장 재직시절 "과학과 수학분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못한 것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선천적인 차이 때문일 수 있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해 사과한 바 있다. 이후 숱한 구설수로 총장에서 중도하차했다.

또, 1991년 세계은행 근무 당시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에 독성쓰레기 저장소를 건립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메모에 서명한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경제팀 윤곽이 그려진 22일 "루빈의 후계자들이 오바마 경제팀을 장악할 것 같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버트 루빈은 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균형예산, 자유무역, 금융규제완화가 정책의 핵심 축이다. 특히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은 글라스 스티걸 법안을 폐기해 상업은행이 투자은행 업무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해 현재의 위기를 촉진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이번에 구제금융을 받은 씨티그룹의 고문이기도 하다. 씨티그룹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씨티그룹의 위기에 프린스 전 회장과 전 재무장관인 로버트 루빈 고문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