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방위 지난 12월 외통위 꼴 날까

2월 임시국회 막바지 언론 관계법이 최대 쟁점

2월 임시국회가 막바지를 향하면서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이번 주로 마무리 된다.

직권상정 본뜻 숨긴 ‘여야정 협의체’

한나라당은 22일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민생법안이라 규정한 언론 관계법과 금산분리 완화 등 18개 법안 처리에 대한 야당 압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여야정 협의체는 직권상정으로 가기 위한 명분 축적용 수순일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여야정 합의체’ 제안에 대해 “상임위에서 정치적 입장 때문에 상정을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종합해서 함께 논의하면 여러 법안에 대한 상정과 처리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MB악법을 밀어붙이기 위한 호도책”이라 일축하고, “법은 속도전보다는 제대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며, 한나라당은 왜 민생법안은 관심 없고 MB악법만 밀어붙이려 하는 지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 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되는 마당에 일괄타결식 빅딜을 하겠다는 것은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처리 속도전에 다른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 날 오전부터 선진과창조의모임, 민주당 등 교섭단체 정책위의장과의 연쇄 회동을 해 쟁점법안 처리를 압박하고 있다.

언론 관련법 직권상정, 25일이 디데이

문제는 여전히 언론 관계법안들이다. 이 법안들을 논의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23일 5차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이 날 예정되어 있던 업무현황보고에 박명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불출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명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내부 불화설 등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언론 관계법안들은 지난 1월 6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서 “일시를 정함이 없이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 하도록 노력한다”고 한 바 있다.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은 23일까지 언론 관계법안들의 상임위 상정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 할 것을 각 당 간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고흥길 위원장은 23일 이후에는 국회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해 언론 관련법들이 직권상정 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문방위의 다음 전체회의는 25일로 잡혀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23일 2월 국회 법안 처리 관련 전략회의를 열어 “문방위의 언론 악법 상정은 불가하며, 만약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강행한다면 당력을 집결해 엄정히 대처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등 물러섬이 없어, 한나라당이 직권 상정할 경우 지난 12월 국회에서 한미FTA비준안에 대한 직권상정으로 발생했던 국회 파행사태를 반복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뉴라이트전국연합까지 포함된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언론 관련법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쟁점법안 대응을 위해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상황실장으로 한 비상상황실을 구성해 대응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암묵적인 약속 지켜라” 홍준표 대표의 폭로

한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도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월 6일 합의에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말을 한 것.

홍준표 원내대표는 SBS라디오 <김민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합의문에 나와 있는 것 이외에 3주체(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모여 서로 암묵적인 약속을 한 게 있다. 신의를 지켜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말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조정식 대변인은 “일반 상거래에도 지켜야 할 상도가 있듯이 정치에도 금도가 있다. 아무리 MB악법 처리가 궁색하다고 해도 없는 사실을 호도해 금도에 어긋나는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