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만도, 전화로 정리해고자 개별 통보

휴가간 반장이 전화해 “해고 명단에 당신 있다”

“쉬는 시간에 휴게실에 있는데 섹터장(조장급)이 와서 이름 부르면서 ‘정리해고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그 전에 희망퇴직하면 위로금이라도 챙길 수 있으니 잘 생각해보라’며 나갔다. 이 회사에 23년을 다녔는데 어쩜 회사가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나올 수 있냐. 사람 심리를 이용해서 압박하고, 야비하다.”

위니아만도 생산부 박00씨가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며 인터뷰에 응했다. 박씨는 “스스로 무너지면 희망퇴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소를 보이기까지 했다.

에어콘, 김치냉장고 ‘딤채’를 생산하는 위니아만도는 3월 25일자로 50%에 해당하는 22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계획을 2월 20일 노동부에 신고하고 6일 뒤에 2차 희망퇴직 통보, 28일부터 노동자들에게 개별로 정리해고자 명단을 발표하며 회사를 그만 둘 것을 강요했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정리해고자 개별 통보는 휴가 중인 반장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전화로 통보하거나 명단을 들고 직접 찾아다니며 전달했다. 정리해고를 당할 것인가, 위로금을 받고 희망퇴직을 당할 것인가. ‘선택’이란 말이 무색하게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고 강요한 꼴이다.

“노조사무실에 있는데 파트장(반장급)이 찾는다고 연락이 와 현장사무실로 갔다. 파트장은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해고자 명단에 있다. 희망퇴직 신청해서 위로금 받는 것을 생각해 봐라.”

제조부 최00씨의 말이다. 분노한 최씨가 “명단을 직접 보고 싶다” “근거가 뭐냐”며 항의하자 파트장은 “엉뚱한 말”만 반복했고, 노무담당 팀장까지 찾아가 항의하자 회사는 “서울사무서에 연락해서 자료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최씨는 “내가 이 회사에 다닌 지 20년이 넘었다. 아이는 초등학생으로 아직 어리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서글픈 눈물만 흘렸다.

전국금속노조 소속 위니아만도지회는 회사의 정리해고 명단 개별 통보에 “회사가 노동자간을 분열을 유발시키고 투쟁 의지를 흔들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장난질에 흔들리지 않고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밀고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노조는 현재 사내 집회를 열고, 간담회, 교육 등을 하며 노동자들과 소통하고, 투쟁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