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철거민 희생, 사회 바꾸는 계기돼야”

유족, 제주 4·3노동자대회와 문화행사 참석 진실규명 호소

지난 4월 4일 용산 참사 두 달이 넘도록 진상규명은 물론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족인 정영신씨와 용산범대위 관계자가 제주를 방문했다.

이날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주교관에서 이들과 가진 면담에서 “멀리서 아무것도 못하지만, 마음으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만 하며 지낸다”고 말문을 열었다.

  4일 천주교제주교구 강우일주교가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면담하고 위로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강우일 주교는 “지난 천주교 주교회의 총회 때도 얘기가 나왔다. 여러 사회 문제 있지만, 개발부작용은 너무 많다. 제주에서도 해군기지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지자체 마인드가 외자유치나 오로지 새로 짓고, 세우고하는 것을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 개발이 무엇을 위한 개발인지,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 철학과 비전이 없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이어, 강 주교는 “교회차원에서라도 대안이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가 주교회의 총회과정에서 있었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를 위한 사회적 지침 같은 것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주교회의 과정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강 주교는 “(용산철거민들의) 희생이 결코 허공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믿는다. 인간의 역사에서 고통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 희생이 사회가 좀 더 시각을 바꾸도록 하는 계기가 분명히 될 것”이라며, “힘내라”는 말과 함께 위로를 전했다.

현재, 용산참사는 4월 29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그러나 진상조사나 희생자 명예회복과 관련해서는 어떤 해결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매일 용산 현장에서는 촛불집회와 미사가 열리고 있다.

  4일 유가족 정영신씨가 제주4.3항쟁정신계승노동자대회에서 용산참사 진실규명을 호소했다.

이번 제주를 찾은 유가족 정영신(38세)씨는 “너무 억울해서 많이 알리고 싶다. 벌써 언론에서도 관심이 멀어진 것 같다”며, “용산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강제철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철거민들의 문제는 방치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이번 일이 이대로 묻힌다면,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분명히, 더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하였다.

현재 범국민대책위는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제 도입을 위한 범국민 청원운동과 더불어,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당시 강제진압 책임자 고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정영신씨와 용산범대위 관계자는 제주4.3항쟁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와 4.3 61주년 문화예술연합공연에 참석해 용산참사 진실규명을 호소했다. 또한 이번 용산참사 유가족 제주방문과 관련, 제주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에서는 모금운동을 벌여 모금액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