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태 열사 가슴에 평생 안고 싸울 것"

"금호그룹 고 박종태씨 죽음 책임져야"

해고된 택배기사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생을 마감한 고 박종태 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 지회장의 죽음에 대해 금호그룹을 규탄하고,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가 서울에서도 열렸다.

'고 박종태열사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연맹 등 200여명은 14일 11시 금호그룹 맞은 편 광화문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택배기사들의 '원직복직'과 '금호자본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 박종태열사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연맹 등 200여명은 금호그룹 맞은 편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금호그룹을 규탄하고 고 박종태 지회장에 죽음에 대한 책임을 촉구했다.

김진혁 공공운수연맹 조직국장은 "금호자본은 부도위기를 대한통운 인수하면서 택배기사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면서 넘겼는데도 30원 인상 합의 파기하면서 한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그런 금호자본이 지금은 제 3자라며 문제를 방기"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운수노조 화물연대 택배분회는 지난 3월 17일 문자로 집단해고 됐고 2개월여를 대한통운 광주지사 앞과 대전 대한통운 물류센터 앞에서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집회를 해왔다. 그 과정에서 고 박종태 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 지회장은 수배가 됐고, 연대하는 게 점점 힘들어지자 '노조탄압 분쇄와 원직복직'을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항렬 화물연대 택배분회 조합원은 "이명박 정권의 1%를 위한 정책과 금호자본의 착취와 공권력의 탄압과 사회적 냉대가 고 박종태 열사를 죽였다"고 말했다.

최항렬 운수노조 화물연대 택배분회 조합원은 "나이 60이 다 되도록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회사서 벌과금 내라면 명세서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일했다. 하지만 금호자본은 30원 인상합의했던 것조차 지키지 않는 악질이다. 박종태 열사 죽음 평생 가슴에 안고 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종태 열사에게 두 아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노동자됐을 때, 더 이상 탄압없는 그날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 진로체험학습을 나온 초등학생 여러명이 신기한 듯 자리에 함께 했다.

운수노조 화물연대 택배분회는 지난 두달여를 금호그룹에 맞서 싸워왔지만 제대로 된 집회 한 번 못했다고 알려졌다.

최항렬 운수노조 화물연대 택배분회 조합원은 "40명 안되는 우리 노동자들 집회하겠다고 하면 수천의 경찰병력이 에워싸고 밀어붙이며 연행하고, 주차하는데 연행하고, 천막치는데 연행하고 심지어 더운 날씨에 1평 쉴 그늘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 차양막까지 뜯어갔다"며 과도한 공권력의 진압에 대해 규탄했다. 최항렬 조합원은 "대한통운 금호에 인수될 때 약간 희망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뼈가 가루가 될 때까지 금호자본에 맞서 투쟁할 것, 금호는 절대 아름다운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연대공연을 온 지민주 민중가수는 "지난 2006년인가 경북 일직테크 투쟁 현장에서 고 박종태 열사를 만났다.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어 경북지역 분인 줄 알았는데 광주에서 왔다고 하더라, 고 박종태 열사는 화물연대 투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던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 박종태 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 지회장이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노래를 지민주씨가 부르자 집회 참가자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금호그룹 본사 차장이 나와 집회 내내 예의주시하고 있어 참가자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금호그룹은 화학, 건설, 운송 등 120여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고, 지난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물류운송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대한통운을 4조원에 인수해 올 3월 3조 이상을 이미 회수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도 "뒤늦게 나마 국회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입법이 발의됐지만 한나라당의 반대로 쉽게 관철되지 않을 것, 연대투쟁이야말로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입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단초"라 말했다.

김도환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이 죽음의 교사범이고 주범은 금호자본, 문자로 해고하고 30원에 사람 죽였다. 동지 죽음 헛되이 않게 하기 위해 연맹이 중심이 되어 승리하는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금호그룹을 규탄하는 의미로 금호그룹 계열사가 적혀있는 박을 발로 밟아 깨뜨리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금호그룹을 규탄하는 의미로 금호그룹 계열사가 적혀있는 박을 발로 밟아 깨뜨리는 상징의식을 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매년 광주에서 열리던 노동자대회를 올해에는 16일에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 앞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집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긴급 조합원총회를 소집해 '화물연대 총파업 결의 찬반투표'를 벌이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계약 해지된 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원직복직 △운송료 삭감 철회 △화물연대 노조 인정 등을 요구사항으로 걸고 정부와 사측이 이를 받지 않으면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