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살인진압 8개월 추모제, 경찰 막무가내 난입

“현수막 철거는 우리 마음의 표현이 두렵기 때문”

용산 철거민 고공망루 진압과정에서 철거민 5명이 사망한지 8개월이 지났지만 용산참사 현장은 여전히 경찰의 막무가내 난입에 시달렸다.

  새로 건 현수막은 유족들이 추모제가 끝 난 직후 현수막 아래에서 찍은 사진 속에 남게 됐다.

  경찰 난입에 분노한 유족이 경찰을 향해 물을 뿌리고 있다.

19일 오후 4시부터 열린 용산참사 8개월 추모제는 오후 6시 30분께 끝났다. 문제는 추모제가 끝나고 현수막을 주변 건물에 걸자 발생했다. 현수막을 철거하기 위해 경찰이 천주교 미사를 준비하는 사이에 집회현장에 난입한 것. 차분하게 진행됐던 추모제 현장은 현수막을 지키려는 유족들, 추모제 참가자들과 경찰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유족 한 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경찰의 현장 난입은 오히려 한강로 주변 일대 교통소통을 더욱 악화시켰다. 경찰은 현수막을 철거하고 나서야 미사를 준비하던 현장에서 물러났다.

새로 건 현수막은 유족들이 추모제가 끝 난 직후 현수막 아래에서 찍은 사진 속에 남게 됐다.




경찰 난입에 앞서 진행된 추모제는 문화공연과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다. 추모제에서 용산참사 유족 권명숙(고 이성수씨 부인) 씨는 “참사가 일어난 지도 8개월이 됐는데 유가족이 상복만 입고 시내에 나가면 공권력이 2천 명씩 움직인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민생정치를 하려면 용산참사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명숙 씨는 “꼭 승리해서 돌아가신 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술 한 잔 드려 좋은 곳으로 보낼 수 있게 도와 달라”면서 “추적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26일 시청 광장으로 모여 달라 ”고 호소했다.

문정현 신부는 “14일 더러운 경찰이 용역깡패들과 함께 만장과 현수막을 가져간 것은 거기 담긴 우리 마음의 표현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현수막을 철거해도 우리 싸움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정현 신부는 “유족들은 살아 있는 열사”라며 “우리들의 마음과 생각이 얼마나 무서우면 3보 1배만 하면 경찰의 눈이 뒤집히고, 1인시위도 막무가내로 막고 있다. 40년 동안 경험에 따르면 정권말기 현상이다”고 정권에 경고했다.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4일 수원에서 시작해 2차 전국 순회 촛불 추모제를 열고있다. 오는 26일엔 서울광장에서 전국 집중 범국민추모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