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 중 동희오토사내하청 8명 연행

촛불들고 노래 불렀는데 집시법 과도한 적용, 폭력 연행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50미터 가량 떨어진 인도에서 촛불문화제를 하던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동희오토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경찰에게 난데 없이 습격을 당했다.

  노래를 부르며 촛불문화제를 이어가던 문화제 참가자들. 경찰은 인도에 앉아 있던 이들을 갑작스럽게 에워싸 참가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를 비롯한 50여명은 6일 오후 7시 20분경 촛불문화제를 시작했지만 8시 5분경 경찰이 급작스럽게 참가자 사이를 가로막으며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백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을 포함 4명의 노동자와 위니아만도 소속 노동자 1명, 포레시아 소속 노동자 2명, 모두 8명이 연행됐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인도에 옹기 종기 모여앉아 촛불을 들고 노래하며 동희오토사내하청 비정규 노동자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업체폐업, 계약거부 등 반복적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이 해고된다고 호소하며, 저임금과 높은 노동강도 역시 지적했다.




동희오토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충남 서산에서 서울 양재동까지 찾아 처음으로 촛불문화제를 연 이유에 대해 “동희오토의 실 사용자인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직접 나서 비정규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막대한 이익에 ‘모닝’이 한 몫 했다. 그러나 비정규 노동자들은 반복적으로 해고되고, 노조조차 인정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노랫가락의 흥겨움도 잠시, 경찰은 세차례 경고방송을 하고 불과 40여분이 지난 뒤 참가자들을 반으로 나눠 둘러싸고 연행하기 시작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것. 그러나 일몰 이후 촛불문화제가 집시법 위반이라는 것은 과도한 해석으로 보인다. 참가자들 역시 "문화제인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노래도 부르지 말고, 촛불만 들고 있을란 말이냐."고 한 마디씩 내던졌다.

연행 과정도 문제였다. 연행자들은 몸이 결박되거나 사지가 들려 경찰차에 태워졌다. 경찰은 가장 기본적인 미란다 원칙조차 고지하지 않았다. 경찰차에 태워진 연행자들은 움직이지 못하게 또 결박당했고, 나중엔 창문 커튼을 치라고 지시하며 연행자들의 모습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차단했다.

또한 문화제를 위해 준비해 온 펼침막을 찢으며 압수해 가 마찬가지로 문화제 참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펼침막. 경찰은 라이터를 꺼내 줄을 자르고 펼침막을 압수해갔다.


상황이 이러자 참가자들은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연행할 사안이 아닌데 연행하고 더욱이 폭력적인 연행과정이었다는 것. 일부 노동자들은 연행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고통을 호소했고, 특히 포레시아 소속 노동자는 오른쪽 손등 부상을 입어 연행직 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이 불법적으로 변호사의 접견을 막자 변호사가 항의하고 있다.

연행자들은 서초경찰서로 이송됐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서초경찰서 정문앞에서 밤 9시 10분경부터 3시간가량 항의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서초경찰서 문을 굳게 닫은 경찰은 연좌농성자들을 채증을 하거나 변호사 접견마저 거부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40여분 가량 지나서야 변호사와 연행자들의 접견이 이루어졌다.

현대기아차그룹 완성차 공장을 살펴보면, 한 축으로 정규직-사내하청 노동자들과 다른 한축으로는 1, 2, 3차 부품사 노동자들로 짜여진 중층적인 하청 구조다. 이중 동희오토는 국내 최초 유일의 ‘완성차 외주 공장’으로서 2004년 1월부터 기아차 ‘모닝’(수출명 피칸토)을 완성, 생산해왔다. 단 한 명의 기아차 직원이 없는 동희오토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 900여명은 모두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이 또한 17개 하청업체로 나뉜 1년짜리 계약직이다.

한편 현대기아차그룹은 2009년 매출 약 19조, 영업이익 약 1조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기아차 ‘모닝’은 2009년 모두 20만6천대가 판매되어 내수에서는 기아차 전차종 중에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에 이어 국내 판매 3위에 올랐으며 기아차 전체 내수 판매량 41만2천752대의 25%를 차지했다. ‘모닝’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경차 지존의 자리를 지키면서 기아자동차의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