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재개 초읽기...김재철 퇴진 총력투쟁 선포

김재철 구속 청원 서명 75만 장 경찰 제출

MBC의 파업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구속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재개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며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지난 13일 방문진 야당추천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여당추천 방문진 이사들과 여당 인사들은 김 사장의 퇴진에 미온적이어서 노조의 파업재개와 투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이철우 의원은 “정치권에서 언론사 사장을 물러가라 이야기하는 것도 언론사의 정치중립을 저해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방문진의 ‘MBC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견청취’ 이후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MBC본부는 17일 오전 MBC 본사 앞에서 ‘MBC 정상화를 위한 총력투쟁 선포식’을 열고 파업재개를 포함해 김재철 구속촉구 서명운동과 지역지부들의 상경투쟁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알렸다. MBC본부는 이미 지난 10일, 서울지부 대의원 대회를 통해 “김재철 사장의 해임이 지연될 경우 파업재개가 불가피하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MBC본부의 정영하 본부장은 “오직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서 170일 간의 파업을 중단하고 묵묵히 견뎌왔지만 현장복귀 60일동안 회사는 보복인사와 불법사찰 등 노조탄압을 일삼았다”면서 “더는 참고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C 정상화를 위해선 김재철의 퇴진이 첫 걸음이며 MBC 구성원과 국민의 힘으로 이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도 “MBC 투쟁의 승리를 위해선 주어진 어떤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대선국면에선 언론 노동자들의 파괴력이 더욱 커질 것이며 KBS와 YTN 등 다른 사업장들의 결의도 따라 높아지고 있다”며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선포식 직후 영등포 경찰서에 김재철 구속수사 청원 서명을 전달했다. 서명은 지난 170일 파업기간 중에 모은 것이다. 당시 서명 모집 한 달만에 75만 6천명이라는 수의 서명을 모았다. 그러나 MBC 본부의 파업 중단 결정으로 서명 모집과 청원 제출도 중단됐었다. MBC 본부는 75만 장의 청원을 경찰에 전달하며 이어 10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지역 지부들도 속속 파업재개의 뜻을 모으고 있다. 전국 MBC 18개 계열사와 19개 지부는 대의원 대회를 통해 순차적으로 파업재개를 결의했다. 17일 투쟁 선포식에도 1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해 투쟁 재개의 뜻을 전달했다.

MBC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오기 전에는 중단없는 투쟁이 이어질 것이며 파업이 재개되는 순간 지난 7월과 같은 극적인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총력투쟁 선포를 기해 서울 강남과 명동등 주요 거점 지역에서 서명운동과 선전전, 만화 전시회 등을 진행한다. 국민적 지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다. 또 파업중단으로 유보됐던 온라인 서명운동도 재가동된다.

정영하 위원장은 “일단 27일 의견청취에 출석해 최선을 다해 증언하겠지만 마땅한 해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떤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 본부 조합원들은 사측의 불법사찰에 항의하는 의미로 가면을 쓴 채 선포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