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5일 오후 7시부터 개최 예정인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북파공작원 출신으로 구성된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수천여 명이 같은 장소에서 현충일 추모제 행사(대한민국 특수임무 전사자 합동 위령제)를 열기로 한 것.
이날 오후 1시경부터 시청 앞에 모인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40여 명은, 시청 광장 전체에 각목을 깔고 순직자 7천726명의 위패와 태극기를 설치했다. 때문에 사실상 이 곳에서의 촛불집회 개최는 불가능하게 됐다.
특수임무수행자회 "방해하기 위해 장소 옮긴 것 아니다"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은 이곳에서 현충일인 내일(6일)까지 추모제를 진행하고, 상황에 따라 추모제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특수임무수행자회 측은 이번 추모제에 최소 4천여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특수임무수행자회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전화통화에서 "언제까지 추모제를 진행할 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할 수 없다"며 "최소한 내일 오후까지는 시청 앞에서 추모제를 계속 진행하고, 그 이후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수임무수행자회는 당초 추모제 행사 장소를 경기도 판교 금토리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나, 긴급공지를 통해 장소를 시청 앞 광장으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당초 예정된 금토리는 장소도 비좁고,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뭔가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시청으로 옮긴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건 전혀 아니다"고 덧붙였다.
"누가 더 시민의식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개최되는 줄 사전에 몰랐는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거야 한다는 게 어제인가에 뉴스에 나와서 알았고, 그 사람들도 명분이 있고, 우리도 명분이 있는 것 아니냐"며 "왜 하필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에 그런 집회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장소가 겹쳐서 불편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우리도 홍보가 되고 좋다. 방해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대로 추모제를 진행하면 된다"며 "누가 더 시민의식이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시민의식이 있으면, 경건한 추모제를 진행하는 데 옆에서 떠들지 않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만약에 있을 충돌 사태를 피하기 위해 촛불집회 장소를 시청 인근 덕수궁 앞 대한문으로 긴급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