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걷어내고 KEC 접수하기 위해 들어가겠다"

민주노총 영남노동자대회..."KEC 사쪽 교섭 거부, 오직 탄압에만 혈안"

용역직원 투입, 전면파업 63일, 직장폐쇄 50일, KEC의 직장폐쇄로 인한 노사 갈등이 두 달이 넘어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18일 오후 3시 구미 KEC 정문 앞에서 'KEC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영남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구미 KEC지회 450여명의 조합원들은 공장 앞 천막농성장을 확보하고 파업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KEC지회 승리를 위한 가족문화제가 열리기도 했다.

지금 KEC 사쪽은 모든 교섭과 대화창구를 닫아 걸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날 민주노총 영남노동자대회는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다지는 자리로 진행됐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KEC 투쟁이 장기화되고 쉽게 돌파구가 열리지 않은 것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도 아니고, 타임오프 때문도 아니다. 그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에서 민주노조를 하고 있다는 것, 민주노조의 깃발을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며 "KEC 투쟁의 배후에는 영포라인 권력과 자본이 있다.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비호세력과 대삼성 투쟁을 전개하고 구미지역에서 모범을 만드는 투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 이정락 경북본부장은 "KEC 사태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KEC 자본은 교섭조차 거부하고 있고 앞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 KEC지회 조합원들은 두 세달 월급이 줄어들더라도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비바람과 폭염을 견디며 투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KEC지회를 와해시킴으로써 구미지역에서 민주노조의 씨를 말리려고 하고 있다. 지난 20년 투쟁한 것보다 더 가열차게 투쟁하지 않으면 안된다. 투쟁 앞에 비굴하지 않게,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싸우겠다. 달려왔던 63일보다 앞으로 달려올 630일 마다 않고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자본은 언제나 회유하고 유혹한다. 민주노총 따라다니다 신세 망치지 말고 농성 풀고 공장으로 들어와라. 가족같이 대해 주겠다고 유혹했다. 그러나 공장으로 들어간 발레오는 해고자 16명, 징계 대상자 383명 중 감봉이 66명, 300여명이 견책과 경고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일방적으로 임금도 삭감됐다"며 "우리가 KEC 자본에 무릎 꿇고 들어간다면 발레오의 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450여명의 KEC지회 조합원들은 60여일을 민주노조, 인간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KEC지회의 투쟁은 민주노조의 깃발을 사수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투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속노조는 8월 투쟁을 넘어 9월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8월20일에는 전국 지회장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31일에는 1박2일 동안 확대간부 5000여명의 상경투쟁을 통해 9월 투쟁으로 넘어갈 것이다. 추석이 오기 전에 타임오프, 장투사업장, 미타결 사업장 등을 끝장내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할 것이다. 또한 추석 이후에는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전면전을 전개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민노당 홍희덕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게 민주노조는 눈에 가시다. 작년에는 쌍용차 노조를 와해시켰고 올 초에는 발레오 노조를 와해시켰다. 이제 KEC지회를 와해시키려고 하고 있다. KEC지회의 민주노조 깃발을 사수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 그동안 민노당이 제대로 연대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국정감사와 노동부장관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KEC지회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투쟁사에 나선 KEC지회 현종오 지회장은 "파업 63일째, 직장폐쇄 50일째를 맞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자본의 잔인함과 비열함이다. KEC 자본은 새벽 2시에 자고 있는 기숙사에 용역을 투입해 폭력과 성폭력을 자행했다. 또 천막농성장에 용역을 투입해 폭력을 일삼았다. 단전과 단수 심지어 화장실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파업대오를 이탈시키기 위해 부모님과 친지에게 전화로 회유하고 협박하고 있다. 파업대오를 이탈시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지회 조합원들은 흔들리지 않고 파업대오를 사수하고 있다"며 투쟁상황을 보고했다.

이어 "대화도 거부하던 KEC 자본이 삼성 타격투쟁에 나서니까 즉각적인 반응이 있었다. 지회 간부 3인에 대해 해고통보를 한 것이다. 구미공단에 수많은 하청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삼성이 이 투쟁의 배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고 통보받은 지회간부들은 죽음도 삶도 함께해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또 대의원들도 눈물로 민주노조 사수하겠다고 결의했다"며 "더이상 무엇이 두렵겠는가? 오늘 이후 8월투쟁 더 강고하게 해서 저 빗장을 걷어내고 KEC를 접수하기 위해 공장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날 영남노동자대회는 얼음을 깨뜨리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됐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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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왕

    너희들이 바라는게 뭐야???? 일잘하고 있는 사원들을 부추겨서 회사을 어렵게 만드는게 너희 목표냐...

  • rtg

    월급없이도 저렇게 힘든싸움을 하시는 kec조합원들 힘내세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할 권리와 보장된 회사들의 고용이 얼마나 이 시대에 당연한 혜택이고 당연히 누려야 할 사람들의 권리임에도 불과하고 개처럼 일하고 개처럼버려져 몸도 마음도 다 버려져 버리는 사원들로 살아가던 시대는 갔습니다.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 누릴수있는자와 누릴수조차없는자 이런시대가 과연 어느시대를 말하는 것인지...북한도 아니고

  • ㄱㄷㅅㅎㅁ

    요구사항이나 협상 조건은 없이 감정 싸움 인가요..
    조건 같은건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