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보안법’, 공안탄압 다시 시작되나

진보신당 김정도 씨, 트위터 농담 이유로 가택 압수수색

검찰은 지난 11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와 이적표현물 배포 등의 혐의로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의 김정도 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김정도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리트윗한 것이 화근이었다.

김정도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민족끼리를 인용해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게시했다. 북한정권의 개인 우상화에 대한 농담과 조롱의 의미였다. 그러나 검찰은 김정도 씨를 ‘찬양고무’의 혐의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본 김정도 씨 부친의 증언에 따르면 검찰이 김정도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서 가져간 물품에는 김정도 씨가 고교시절 입시를 준비하며 읽은 책들이나 MT에서 적은 메모지, 심심풀이로 적은 노래가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모든 종류의 글에서 ‘혁명’, ‘해방’ 등의 단어가 나오면 모두 압수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2년의 구형을 받은 박정근 씨의 사건과 정확히 닮아있다. 박정근 씨도 지난 9월 우리민족끼리의 글을 리트윗하고 구속됐다. 당시 이 사건은 외신과 국제 엠네스티 등으로부터 과도한 국가보안법 남용사례라고 지적받았다. 지난 2월 보석으로 풀려난 박정근 씨에게 검찰은 10일 “박씨가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글을 리트윗한 행위를 장난으로 볼 수 없고, 트위터는 전파성이 상당해 표현물을 올릴 경우 사회적으로 위험성이 높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공개된 박정근 씨의 공판기록에는 트위터 시스템과 조롱과 풍자가 빈번한 사용자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듯 보이는 검사의 발언도 들어있다.

그러나 정작 박정근 씨와 김정도 씨 모두 북한의 권력세습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는 점을 되새기면 검찰의 국가보안법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검찰이 최근 공판을 진행한 해방연대와 박정근 씨, 야우리, 김정도 씨 등은 모두 북한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는 “그가 활동하고 있는 진보신당도 북한의 3대 세습과 북한의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정당이다. 그런 그가 북한계정을 리트윗한 것도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출처: 청년대선캠프]

김정도 씨와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는 12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도 씨의 가택수색을 규탄하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찰들은 당장 김정도씨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대선주자들과 각 정당들은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앞서 박정근씨를 구속시킨 것이 전 세계에 알려져 국제적 망신을 당한 바 있는 사범기관이, 떼쓰듯이 계속해서 청년들을 잡아들이는 이유는 국가권력이 사회를 통제하고, 개인의 머리 속까지 통제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은 이어 박근혜 대선후보를 향해 “유신정권을 진정으로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국가보안법부터 철폐해야 하고, 더 이상 국가권력에 의한 희생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효상 진보신당 대표는 “진정한 자유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자유”라며 “국가보안법은 가장 반국가적인 법”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구교현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장은 인터넷 상에 떠도는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라는 노래를 소개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정도 씨는 이 노래 가사를 인용했다 검찰의 수사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