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은 오랫동안 하청 구조를 이용해 배송 기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다. 뉴욕시의 사회주의 시의원 티파니 카반(Tiffany Cabán)이 발의한 법안은 이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이 배송 기사들을 직접 고용하도록 강제하려 한다.
지난 2월 13일, 아마존 팀스터즈가 뉴욕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송 보호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출처 : 팀스터즈 페이스북
뉴욕의 아마존 배송 기사들은 회사 유니폼을 입고, 지정된 경로를 따르며, 회사 소프트웨어로 관리된다. 그러나 법적으로 이들은 아마존 직원이 아니다. 사회주의 성향의 뉴욕시 시의원 티파니 카반(Tiffany Cabán)이 발의하고 4월 9일 위원회 심의를 앞둔 ‘배송 보호법(Delivery Protection Act, DPA)’은 이러한 불일치를 바로잡으려 한다. 이 법안은 특정 라스트마일 배송 시설에 대해 시의 허가를 의무화하고, 사실상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이미 통제하고 있는 노동력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든다. 이는 최저임금 규정과 작업장 기준 등 기존 도시 차원의 배송 규제의 다음 단계로, 그동안 일부 개선은 있었지만 구조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이 구조는 복잡하지 않다. 아마존은 배송 기사들의 노동 조건과 일정은 직접 결정하면서도, 이들을 형식적으로는 ‘배송 서비스 파트너(Delivery Service Partners, DSP)’라는 소규모 하청업체 소속으로 둔다. 일의 방식은 아마존이 정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하청업체가 책임을 떠안는다.
이러한 구조는 상황에 따라 아마존이 자신을 업무의 중심으로도, 주변으로도 내세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퀸스에 있는 아마존 시설 DBK4에서 일하는 기사 뤽 르네(Luc Rene)는 “나 같은 전문 운전기사들이 뉴욕 경제를 떠받치지만, 우리는 매일 위험한 노동 조건 속에서, 마치 우리가 그들의 직원조차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고용주를 상대해야 한다”며 “아마존이 우리와 우리가 봉사하는 지역사회에 가하는 이런 착취를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배송 보호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팀스터노조(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 IBT) 아마존 부문 조직가 안토니오 로사리오(Antonio Rosario)는 “문제가 생기면 아마존은 언제든지 그 기사들은 우리 직원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하지만 기사들이 좋은 일을 하면 갑자기 아마존 직원이 된다. 이런 식으로 유리한 대로 선택할 수는 없다. 노동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역학은 일상의 경제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DSP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정하지 않은 계약 조건 아래에서 운영되며, 요율과 요구 조건은 수시로 변한다. 기사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조건에서 일한다. 파손된 차량, 보험료, 벌금, 부상, 도시 전역에서 물품을 운송하면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마모와 비용이 누적되지만, 시스템을 지휘하는 기업은 이러한 부담에서 벗어나 있다.
DPA는 이러한 구조를 해체하고 책임을 명확히 고정하려는 법안이다. 로사리오는 “이 법안은 아마존이 노동력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들 것”이라며 “운영에 이렇게 깊숙이 개입해 있으면서도 이 기사들이 자기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청 구조를 직설적으로 설명한다. DSP 사업자는 사실상 “하급 관리자에 불과하며”, 임금, 경로, 노동 조건은 모두 아마존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법안의 핵심은 허가제 도입이다. 기업이 허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도시에서 라스트마일 배송(집 앞 배송)을 계속할 수 없다. 또한 법안은 해고 시 최소 30일 사전 통지를 의무화하고, 고용주의 보복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며, 외부 기관에 의한 체계적인 직무 및 안전 교육을 요구한다.
누가 이 기사들을 고용하는가
국제팀스터노조(IBT)의 조직화 캠페인은 바로 이 지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팀스터노조는 아마존을 이 시스템의 실질적 고용주로 간주하고 DSP 기사들을 조직해 왔으며, 노조 인정 신청을 제기하고 파업을 조직하며, 전국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 NLRB)에 공동 사용자(joint employer) 지위를 요구하는 주장을 제출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가장 진전된 캘리포니아에서는 노동위원회 관계자들이 이미 아마존이 기사들의 노동을 통제하는 정도를 근거로 공동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러한 판단에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질문, 즉 “실제로 누가 기사들을 고용하는가”라는 문제는 이제 NLRB 사건과 뉴욕시 입법 과정 모두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DPA는 이 분쟁 자체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싸움이 벌어지는 지형을 바꿀 것이다.
아마존은 이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시 당국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한편, 노동의 성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둘러싼 별도의 캠페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내부 노동자들로부터 더 우호적인 서사를 만들어내려 시도했다. 최근에는 자기 일을 좋아하는 이유를 담은 증언을 제출하는 기사들에게 1,000달러의 상금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이는 이 시스템을 할당량과 감시로 구조화된 노동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 문제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 전략은 선출직 공직자들을 향한 더 직접적인 압박과 병행되고 있다.
“그들은 분명히 시의원들을 직접 찾아가고 있다”고 로사리오는 말했다. “서사를 조작하려는 시도다.” 그는 아마존 측이 시의원들을 배송 시설로 안내하면서 사전에 환경을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대개 시설을 말끔히 정리해 놓는다. …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한다.” 발언할 노동자들도 미리 선별되며, 실제 노동 조건이 아니라 통제된 모습만 제시된다.
카반은 이러한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법안 관련 영상에서 아마존이 외부 컨설턴트를 동원하고, 유료 광고를 집행하며, 전방위 메시지 캠페인, 즉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응 규모는 이 법안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 법안은 현재 시의회에서 두 번째로 과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전국적 파장
아마존 노동자들에게 이 법안의 의미는 뉴욕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IBT 지도부는 이 법안을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규정하며, 뉴욕에서 통과되면 유사한 시도가 전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본다.
팀스터스 합동위원회 16 위원장 토머스 게수알디(Thomas Gesualdi)는 “뉴욕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전국 최초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지금 뉴욕 5개 자치구는 노동자와 그 지지자들이 주도권을 쥐는 새로운 정치 국면에 들어섰고, 이 법안은 그 정신을 구현한다”고 말했다.
카반은 “위험하고 착취적인 라스트마일 배송 시스템으로부터 뉴욕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배송 보호법 통과에 전념하고 있다”며 “올해 뉴욕 시민에게 최소 5억 개의 물품이 배송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DPA 지지자들은 이 법안을 노동 문제이자 공공 안전 문제로 동시에 규정한다. 이들은 노동 조건이 도로 교통, 연석 사용, 배출 문제 등 도시 공간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라스트마일 배송 시설이 거의 규제 없이 확장될 수 있었던 공백을 문제 삼는다. 최근 뉴욕시 감사원 보고서 역시 이러한 시설 증가가 교통 위험과 노동 환경 악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현재 시스템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DPA는 이러한 논리에 따라 책임을 명확히 하려 한다.
이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쟁점이 아니다. 법안의 향방은 시청 정치에 달려 있다.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시장은 배송 산업 규제와 노동자 보호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 왔고, 임금 협상에서 성과를 내며 시 행정기관을 통한 추가 집행도 추진해 왔다. 다만 현재까지 DPA는 행정부의 핵심 우선 과제는 아니며, 이는 아직 위원회 단계에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지 않다. 그러나 표결이 다가오면서 시장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하느냐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기존 배송 관련 법안은 업계 반대에도 시의회가 통과시킨 바 있지만, 이번 법안은 고용 관계의 구조 자체를 겨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마존 역시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 법안이 겨냥하는 것은 노동 과정 자체에서 이미 드러나는 분리 구조다. 기사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가 설정한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밀집된 도시 지역을 이동하지만, 사고, 벌금, 부상에 대한 책임은 시스템을 조직한 기업이 아니라 하청업체나 개인 기사에게 전가된다. 이 노동은 이미 이러한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다. DPA는 그 책임을 바로 그 구조에 맞게 귀속시키려는 것이다.
[출처] New York Is Closing In on Amazon’s Shady Delivery System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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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N. 프레스(Alex N. Press)는 노동 조직화를 취재하는 <자코뱅>(Jacobin)의 상근 기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