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플랫폼노동 협약 채택...“계약 아닌 현실이 고용 결정”

국제노동기구(ILO)가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최초의 국제협약을 채택하자 민주노총이 정부에 즉각적인 협약 비준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부결한 상황을 거론하며 “국제 기준과 한국 현실의 격차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16일 성명을 내고 ILO 제114차 총회가 '플랫폼 경제에서 양질의 노동에 관한 협약'(ILO 제193호 협약)을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협약이 전 세계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최초의 구속력 있는 국제노동기준이자 디지털 경제 시대 노동권 보장을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약은 플랫폼 노동자를 둘러싼 오랜 국제 논의를 거쳐 채택됐다. ILO는 플랫폼 기업의 확산과 알고리즘 기반 노동 통제가 세계적으로 확대되자 수년간 정부·노동계·사용자단체 간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제114차 총회에서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사회보장, 알고리즘 투명성 등을 규정한 협약이 회원국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채택됐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민주노총은 협약의 가장 큰 의미로 ‘사실 우선 원칙(primacy of facts)’을 꼽았다. 플랫폼 기업들이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규정하며 사용자 책임을 회피해 왔지만, 협약은 계약 형태가 아니라 실제 지휘·감독 관계를 기준으로 노동자 권리를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민주노총은 이를 두고 “계약이 아니라 현실이 고용을 결정한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약은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사회보장, 개인정보 보호, 차별금지 등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단체교섭권을 다른 모든 권리의 전제로 명시했으며, 자동화 시스템 사용 사실을 노동자에게 알리고 임금 산정이나 계정 정지 등 중대한 결정에 대해서는 설명과 인간의 개입을 보장하도록 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국제 기준과 달리 한국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여전히 최저임금과 사회보험, 산업안전보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책임 회피와 알고리즘 통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가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최저임금위원회 결정과도 맞물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1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 안건을 부결했다. 노동계는 당시 결정이 플랫폼 노동자를 제도 밖에 방치한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번 ILO 협약 채택으로 플랫폼 노동자의 적정보수와 노동권 보장을 위한 국제 기준이 마련되면서 국내 제도 개선 요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한국 정부는 ILO 제193호 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 국내 법과 제도를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며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확대 △노조할 권리 보장 △최저임금 및 적정보수 적용 △사회보장 확대△알고리즘 규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입법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디지털 경제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플랫폼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과 노동자성을 쟁취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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