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은 학살과 침략을 중단하라”

국내 96개 사회단체 미·이 침략규탄 기자회견 열어

  이정원 기자

팔레스타인에 이어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전평화·인권·사회단체들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3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경계를넘어, 파병반대국민행동 등 96개 사회단체들은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 대한 학살 중단과 모든 점령지에서의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레바논 사망자 550여명, 이스라엘 “공격 중단 없다”

지난 달 13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로켓 공격을 퍼부으며, 레바논을 침공한 이후 현재까지 레바논 사망자는 550여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어린이와 여성들을 포함한 레바논 주민이 460여 명으로, 피해의 대부분이 민간인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고, 공중폭격과 함께 1만 명 이상의 지상군을 투입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고 있다. 대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헤지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의 통제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전까지는 공격 중단 의사가 없음을 천명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당초 헤즈볼라 측에 억류된 이스라엘 병사 석방과 함께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의 군 통제권을 레바논 정부군에 넘길 것을 공격 중단의 요구조건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현재 이스라엘은 국제평화유지군의 레바논 남부 주둔을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실질적인 전투부대로서 효과적인 힘을 가진 국제평화유지군이 레바논 남주 지역 지상군으로 배치되기 전에는 공격 중단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상 올메르트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국제평화유지군을 레바논 남부에 주둔시킨 뒤, 이를 통해 헤즈볼라를 무장해제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헤즈볼라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전제로 한 휴전’ 등의 평화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이스라엘은 오히려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원 기자

“이스라엘과 미국, 침략자이자 학살자”

국내 사회단체들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대해 “이스라엘은 자국 군인을 구출한다는 명분으로 공격을 시작했으나, 이것은 억지주장일 뿐”이라며 “이스라엘이 실제로 노리는 것은 자신의 점령 정책에 저향해 왔던 하마스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며, 하마스 정권을 선택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잔인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또 레바논 침공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격의 진짜 속셈은 1982년 대학살 이후 대 이스라엘 저항운동을 벌여왔던 헤즈볼라를 파괴하고, 더 나아가 시리이와 이란을 압박하여 중동 및 아랍 지역에 대한 지배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단체들은 미국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살육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협력해 왔다”며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단순한 후원자이거나 제 3자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똑같은 침략자이자 학살자”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