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혁/작곡가ㆍ<유정고밴드> 리드싱어
인터넷으로 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리바다>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수원지방법원이 내린 ‘음악파일 복제금지 가처분 결정’으로 폐쇄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물론 난 이 결정으로 우리나라 음반 산업이 활성화될 턱이 없다고 본다. 그리고 법령에 비추어봐도 이 결정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이야기다. 이 사이트는 그저 서로 가진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매개체일 뿐이니까.
기술이 발달할수록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아지고 간단해진다. 결국 이 일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만들어진 새 환경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규칙을 만들고자하는 음반산업과 자유로운 공유를 실현하려는 소비자들 간의 힘 겨루기다. 여기서 내 입장은 절대로 소비자편이다. 이것이 나의 슬로건이다.
사실 인터넷이 있기 전까지 음반을 사는 것 외에 자기가 원하는 음악을 찾아서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음반을 가진 친구에게 빌려서 녹음하는 방법도 있긴 했고 음반가게에 가서 원하는 노래 목록을 아저씨한테 주면 카세트 테이프로 만들어주기도 했었다.
또 FM방송을 잘 듣다가 맘에 드는 노래 나오면 바로 녹음버튼을 누르는 방법도 있긴 했다. 이때 가장 미운 건 노래 나오는 도중 멘트 하는 진행자. ‘지금 이 곡은 …입니다.’ 그때의 분노! 허나 이미 녹음 버튼은 누른 뒤. ‘난 당신의 그 느끼한 목소리를 녹음하고 싶은 게 아니라고.’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보면 이 방법들은 모두 참 소박한 정보공유였지 싶다.
여기서 흔히 민중가요 판이라고 말하는 곳을 돌아본다. 한때 게시판을 달구던 민중가요 MP3 논쟁을 떠올린다. 거두절미하고 만드는 입장에서 -좀 비겁하게- 변명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과학 서점을 중심으로 하던 음반의 유통구조는 무너졌다. 게다가 일반 유통도-민중가요를 즐겨 듣는 사람들은 레코드 점에서 음반을 산 경험이 거의 없다-잘 안 된다. 둘째, 음반제작자 협회나 저작권 협회 같은 게 없다. 셋째, 인터넷 유통망은 아직 구축이 안된 상태다. 넷째, 게다가 ‘민중가요는 민중의 것이다’라는 논리가 막강하다.
즉 노래 보급을 위해 어쨌든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우세하다는 소리다. 더해서 지금 대중가요 판을 말아먹는다는 컴필레이션 음반 같은 건 이미 오래 전부터 노조, 혹은 단체 차원에서 짜깁기 음반으로 이미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였다. 하나 더. 민중가요는 집회나 시위에서 듣거나 부르는 음악이고 혼자 감상하거나 음반을 소장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적다.
나는 ‘민중가요는 민중의 것이다’ 라는 말에 동의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스스로 가진 걸 타인과 나누는 걸 금지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럼 어쩌라고’ 라는 말이 목에 걸린다. 그냥 누군가 말했듯 ‘이 판에서 음악만 하고 한 달에 80만원만 벌고 싶다’는 말을 편하게 들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허나 어쩌랴. ‘사고 싶게 만들거나 새 방식을 개발해라’라는 요구와 ‘그걸 하기 전에 내가 그만 두지 않는다면’이란 대답이 만나는 지점에서 답이 나오길 바라는 수밖에. 그렇지만, 나의 입장은 절대로 소비자 편이다. 이것이 나의 슬로건이다. 음... 대번 질문이 날아오는군.
“인혁아 “
“네?”
“농담이지?”
“네...”
민중가요 음반 구입이 가능한 인터넷 장터. http://www.lcnet.org/ 친 후, 나눔 문화장터 Click
[ 97호] 7.22 ~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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