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소속 지부 탈퇴 잇달아

충북대병원지부 이어 울산대병원지부도 탈퇴 예정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보건의료노조 탈퇴와 공공연맹의 가맹 승인을 둘러싼 논쟁이 민주노총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대학교병원지부도 탈퇴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지부는 지난 16일 상집회의에서 보건의료노조 탈퇴를 결의했고 오는 2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최종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대병원지부 임상구 지부장은 '임시대의원대회 개최 공고문’에서 "지난 6월 1일 임단투 출정식날 ‘산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공부했고, 산별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가 정상적인 산별노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지역본부의 이장우 본부장이 보건의료노조의 2004년 산별협약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장우 본부장은 사퇴의 글에서 "산별노조의 기본 사업방침은 미조직노동자를 조직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실천은 잘 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2004년 투쟁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산별교섭과 협약을 가질 만큼의 조직 발전과 구조를 가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욕심을 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마치 산별노조의 조직구조를 다 갖춘 것처럼 사업해온 오해와 자만이 개악안을 단협에 강제 적용하고자 한 자본의 의도를 받아들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고 "잘못된 강제조항을 폐기하라는 요구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을 느껴 이때부터 사퇴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서울대병원지부 탈퇴와 함께 이미 추가 탈퇴총회를 마친 곳도 있고 몇 곳의 지부에서 조직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탈퇴 시도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앞날에 대해서는 "2004년 투쟁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철저히 반성하지 않는다면 2005년에 어떤 투쟁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보건의료노조의 길이 바르다고 판단하여 남아있는 조직들은 산별 지침을 따르고 실질적인 투쟁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충북대병원지부가 13일부터 15일까지 조직형태 변경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86.5% 투표, 91.8% 찬성이라는 높은 비율로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한 바 있어, 오는 28일 울산대병원지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 변경 안건이 가결된다면 보건의료노조 탈퇴 지부는 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결정들은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 결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2005년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이 유보될 때까지 다른 병원사업장노조의 가맹은 유보하지만, 이후에도 같은 경우가 반복된다면 동건 처리의 관례를 따라 논란없이 가맹 승인한다"는 공공연맹 중집회의 결정사항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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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조주의적인 덩치만 큰 산별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위한 탈퇴, 투쟁을 강제하기 위한 올바르며 용기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계급대중의 이해를 위한 투쟁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 그리고 투쟁의 성과를 평균수준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친자본협조주의적 산별을 교정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잘못된 산별에서 탈퇴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투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일시적으로는 전체적인 힘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노동자계급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며 필수적인 경로입니다. 사태의 발전은 잘못된 방침에 머물러 현재의 투쟁력을 보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컨대 지속적인 전진을 위해서 불가피한 일보후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자본협조주의적 산별에서 탈퇴한 노동계급적 노동조합에게 추가적인 임무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탈퇴한 노조간의 연대 그리고 그 연대를 넘어서 병원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실질적인 투쟁의 구심이 되도록, 즉 친자본적 산별을 대체할 진정한 구심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한번 울산대병원지부의 용기있는 결정을 지지하며, 추후의 후속조치들로 병원노동자들의 이해의 증대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