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광우병 감염소 최소 8세 이상’ 수입 재개 될 듯

98년 4월 절대적 기준 못돼, 일본 '30개월 미만 소도 광우병' 발생

미 현지조사를 진행한 농림부와 관계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앨라배마주에서 발견된 광우병 감염소의 나이를 최소 8세 이상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26일 농림부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밝힘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는 남은 수입 재개절차를 밟아 오는 6월 중에 수입이 전면 재개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미국내 사료규제 부분 금지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1998년 4월 이후 출생한 소에서 광우병 소가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기로 규정한 바 있다. 그리고 농림부는 이번 조사에서 '8살 이상 소'이면 수입 재개가 가능하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국장은 "정부가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 있는 98년 4월은 미국내 사료규제 부문 금지 조치가 취해진 시기로, 그 정책은 이미 영국에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쇠고기 수입을 위해 억지로 기준을 끼워 맞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18일 의료-환경-농축수산 단체들의 기자회견에서 제출된 자료.

이번 광우병 감염소는 출생기록이 없고 뿔은 제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치아감별법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이 추정 방법이었다. 농림부는 미국 현지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광우병 소의 치근 노출 정도, 치아 표면의 무늬, 치아 마모도 등이 10세이상의 소와 비슷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미국내 사료금지 조치 등 광우병 관리 실태가 부실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농어업회생을위한 국회의원모임과 축산관련단체협의회와 공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대규모 토론회를 4월 28일 오후 1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해 국회차원의 대응을 모색할 계획이다.

농림부는 이번 조사단은 소 해부학을 전공한 교수와 현장에서 소의 나이를 수십 년간 감별한 전문가, 그리고 광우병을 담당하는 정부관계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조사단은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감염소가 보관된 아이오와 국립수의검사소와 감염 소가 사육되었던 알라바마 현지 농장을 방문해 냉동 보관된 감염 소의 치아 등을 직접 보고, 발표한 것이다.

아무런 대책 없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의 마지막 기회를 포기한 한국정부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도 26일 성명을 내고 ∆'98년 4월'이 미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아님을 거듭 지적하고 ∆ 이번 발표는 정부가 미국정부와 합의한 비과학적인 합의내용 범위 내에서라도 최소한의 과학적 상식을 지켰다면 미국산 쇠고기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내 버린 행위라고 비판하며 ∆ 한국정부가 최소한의 광우병 검역대책도 갖추지 않고 있음에 더욱 더 분노를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30개월 미만의 소는 안전하다'는 규정기준과 다르게 최근 일본에서는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또다시 광우병이 발생"했음을 들며 "한국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의 규정을 내세우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는 것은 이러한 사실과 과학적 근거들을 숨기며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한국정부는 누구에게 도움이 될 지 알 수 없는 한미 FTA를 위해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이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한 한미 FTA 또한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