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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광우병(CWD), 침과 혈액 통해 전파된다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팀, '사이언스'에 연구 보고서 발표

  에드워드 후버(Edward Hoover) 박사가 이끄는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연구팀은 침과 혈액이 만성소모성질환(CWD)를 전염시킨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출처 : 2006년 10월 9일자 《사이언스》Vol. 314. no. 5796)

사슴광우병이 침과 혈액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에드워드 후버(Edward Hoover) 박사가 이끄는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연구팀은 지난 10월 9일자 <사이언스>(Vol. 314. no. 5796)에 「만성소모성질환에 감염된 사슴의 타액과 혈액 내 감염성 프리온(Infectious Prions in the Saliva and Blood of Deer with Chronic Wasting Disease)」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만성소모성질환(CWD)에 감염된 사슴의 침, 혈액, 오줌, 분변을 각각 건강한 사슴 3마리에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침과 혈액에 노출된 사슴에게서 만성소모성질환이 나타났다.

만성 소모성 질환(Chronic wasting disease)이라 불리는 사슴광우병은 뇌가 광범위하게 파괴되어 스폰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신경질환인 전염성 해면상뇌증(TSE)의 일종이다.

  (왼쪽) 만성소모성질환에 걸린 사슴이 침을 많이 흘리는 증상을 보이고 있다. (가운데) 변형 프리온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뇌의 연수 부위 (오른쪽) 사슴광우병의 검사법인 면역조직화학염색법(IHC)으로 변형 프리온이 붉게 염색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http://www.cwd-info.org )


만성소모성질병(CWD)에 감염된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정능력상실, 돌발적인 움직임 등 비정상적인 행동의 보이고, 체중감소, 연하곤란 및 마비증세를 나타내고, 침을 많이 흘리며, 갈증 및 소변이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사슴이 폐사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되며, 어떤사슴은 폐사할 때까지 급성폐렴 외에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사슴광우병에 걸린 사슴이 목초지의 풀을 뜯다가 흘린 침을 통해서도 다른 사슴에게 만성소모성질병(CWD)를 널리 전염시킬 수 있으며, 그만큼 이 질병을 근절시키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사슴 피를 통한 만성소모성질병(CWD) 전파는 정력제로 사슴 피를 즐겨먹는 식습관을 가진 문화권의 사람들과 녹용을 보약으로 즐겨먹는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예방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켄터키 주립대학의 감염질환 연구진은 만성소모성질환(CWD)에 걸린 사슴의 다리 근육조직에서 추출한 세포를 쥐에게 주입하자 쥐들이 같은 질환에 감염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 2006년 1월 26일자 《사이언스》Vol. 311. no. 5764)


왜냐하면 올 1월, 사슴이 인간에게 광우병을 전염시킨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기존 과학계의 통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사이언스에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켄터키 주립대학의 감염질환 연구진은 2006년 1월 26일자 <사이언스>(Vol. 311. no. 5764)에 “만성 소모성질환(CWD)에 감염된 사슴의 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광우병에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글렌 텔링(Glenn C. Telling)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북미주에 서식하는 사슴 종의 하나인 뮬 사슴 가운데 만성소모성질환(CWD)을 앓는 사슴의 다리 근육조직에서 추출한 세포를 쥐에게 주입하자 쥐들이 같은 질환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사슴과 엘크의 만성소모성질환(CWD)가 원인이 되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의 연관성을 조사한 사례. 두 질병의 연관성은 역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출처 : 《Emerging Infectious Diseases》Vol. 10, No. 6, June 2004, p 981)


한편 국내에서도 2001년과 2004년, 2005년에 수 차례에 걸쳐 사슴광우병(CWD)이 발생했기 때문에 더이상 광우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의 사슴광우병(CWD) 발생현황 (2006.10. 현재)[자료:농림부]


지난 9월 12일 방영된 MBC 〈PD수첩〉에서는 “국내 한의학계에서는 러시아산 녹용의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가장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시중에는 약효가 거의 없는 순록의 뿔이나 광록병 감염 가능성 때문에 수입이 금지된 북미산 녹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침과 혈액을 통한 사슴광우병(CWD)의 전염 가능성을 보고한 연구 결과와 사슴의 근육에도 광우병을 유발하는 변형프리온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는 광우병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앞둔 국내의 소비자들에게 ‘예방의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의 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