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유죄, 김성환은 무죄"

삼성재벌 탄압기록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투쟁' 출간


'무노조 경영' 삼성재벌에 항의하며 노동운동을 하다 업무방해죄로 수감중인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지난 2월 5일 국제사면위원회에 의해 양심수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6일 오전 11시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삼성재벌 무노조 탄압백서>에 이은 김성환 위원장의 두번째 책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 출간 기념을 겸해 개최됐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민가협, 인권실천시민연대, 삼성일반노조 등이 공동 주최하고 최옥화 신세계이마트 수지분회장이 사회를 본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회찬,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간사 등이 규탄사에 나서 김성환 위원장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 나라의 실질적인 통치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천민자본 삼성재벌"이라며 "김성환 위원장을 옥에 가두어 놓고 노동자 탄압과 무소불위의 불법적 작태를 자행해 온 이건희는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못하는 이 현실을 두고서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니 법치국가니 하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김성환 위원장이 국제사면위원회 양심수 선정에 이어 출간된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은 앞서 출간된 <삼성재벌 노동자 탄압백서>의 연장선에 있는 투쟁의 기록이며, 진실은 결코 은폐될 수 없음을 웅변하고 있어 삼성재벌은 양심수 김성환과 이 책 앞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 밝혔다.


"이 책을 읽고 삼성재벌의 인권유린을 직시하기 바랍니다"

김성환 위원장의 부인 임경옥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노동자로서 국제사면위원회 선정 양심수가 되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으며, 더욱이 삼성재벌에 의해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얻은 결과라 더욱 그렇다"고 밝히고 "이 책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롯하여 보다 많은 노동자 대중들에게 읽혀져서 삼성재벌의 노동자 인권유린의 사실을 직시하는 데에 일조하기 바란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재벌 노동자탄압백서> 발간, 삼성일반노조 결성, 삼성의 휴대폰 불법복제를 통한 위치추적 폭로 등의 활동으로 삼성에 의해 고소돼 영등포교도소에서 25개월째 복역중이며, 복역기간 중에도 X파일 관련자 구속처벌, 교도소내 수용자 처우개선, 삼성에스원 해고노동자 복직, 신세계이마트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며 총 7차례의 단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2월 5일에는 김성환 위원장이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양심수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그간의 투쟁기록과 연대의 글, 옥중일기, 서신 등을 담은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이 2월 15일 출간됐다.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김성환 엮음/삶이 보이는 창)=국제앰네스티에서 선정한 양심수인 김성환 삼성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겪은 부당노동행위와 각계각층의 지지글을 엮었다. 1만3000원
2005년 2월 22일 1심 선고 재판이 있는 날 아침 9시 30분. 나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울산지방법원 101호 법정으로 들어섰다. 법정 의자에 앉는 순간 나는 빠져나올 수 없는 어떤 올가미에 걸려 있음을 강렬하게 느꼈다. 지난 10년간 삼성재벌의 무노조 노동자 탄압에 맞선 싸움에서 지금까지는 운 좋게 빠져나오지 않았던가. 언젠가는 가야 할 감옥이고 징역살이가 아니던가. 애써 마음을 달래며 옆자리에 앉아 있는 여성 동료의 걱정스런 눈길을 그냥 모른 채 외면하고 소지품을 가방에 넣었다.

판사가 부르는 내 이름이 아득히 낯설기만 했다. 어색한 몸짓으로 여성 동료에게 가방을 맡기고 판사 앞에 섰다. 빠르고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들렸다. 판사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나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한 이방인처럼 그냥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제복 입은 사람이 내게로 왔다. 그리고 나는 끌려갔다. 나는 이른바 법정구속이란 것을 처음 체험하는, 악명 높은 삼성재벌 노동자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삼성과 삼성노조, 누가 반성해야 하나」 중에서

-목차-

양심수 김성환이 살아온 길
여는글

1부 삼성은 유죄, 김성환은 무죄
삼성재벌에 대한 불법 비리 고발은 정당했다/ 권오헌
삼성의 재탄생은 '무노조 경영' 지침 폐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김세균
삼성은 부조리한 대한민국의 표상/ 단병호
노동자로 살아가기엔 너무 척박한 우리 현실/ 이영
삼성의 죗값, 8천억으론 어림없다!/ 조준호
삼성의 '인간존중' 경영철학은 빈껍데기에 불과한 말장난/ 이용득

2부 삼성의 그늘 아래 숨죽인 인권
늠름한 민중의 표상, 김성환 위원장/ 홍세화
'인간존중' 삼성재벌과 인간성 파괴 범죄조직/ 조돈문
양심수 김성환과 함께 했던 법정투쟁/ 이영기
폭력의 원환(圓環)/ 한상희
삼성, 이건희, 그리고 김성환/ 이계삼

3부 양심수 김성환의 법정·감옥 투쟁
양심수 김성환의 법정투쟁 일지 / 항소심 재판 모두진술 / 항소심 최후진술문
파기환송심 재판 모두진술 / 영등포교도소 재소자 인권침해에 맞선 단식투쟁

4부 진실은 전진하리라!
돌이 되어 / 독거방 / 구치소 시간은 간다 / 초일류 똥구녕 / 부모를 가슴에 묻고
옥중 단식죄 / 징역살이 / 4월의 감옥에서 (시)
안녕하십니까, 저는 잘 있습니다 / 울산구치소에서의 사색 / 죽에 빠져 지내다
어머님 영전에 /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울산구치소로 갑니다 / 어머님 잘 모셨습니다
과연 이 사회를 문명국가라 할 수 있는가? / 동지들 반가웠습니다
이만한 감옥살이 / 감옥살이 1주년 / 통한의 징역살이 / 지율의 단식
내 재판은 이건희 구속되는 날까지 / 권오헌 선생님께 /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옥중 단식을 하며 / 감옥살이 8개월 만기와 상고심 판결
역시 재판 내용과 판결은 다르다 / 삼성재벌 이씨 일가 8,000억 원 들이대기
이용석 열사와 마주앉아 (옥중서신)

5부 "무노조 경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삼성 노동자들
삼성재벌 "무노조"와 노동자 위치추적/ 김성환
또 다시 무산된 삼성 노조 설립/ 김성환
최악의 도덕 경영, 삼성재벌의 수치스런 이야기 1~4/ 김성환
무노조 유지를 위한 노동자 탄압의 실상 1~3/ 김성환
한국노총 산하 삼성플라자노조 설립부터 와해까지/ 김성환
"여기는 삼성이다"라며 삼성식 노조 와해공작을/ 이종란
삼성에스원의 노동조합 결성 시도/ 조돈문
삼성생명 이재익 차장/ 양승훈
삼성SDI 울산공장 김명진 씨/ 박미경, 현미향
삼성의 피해자가 된 사연/ 윤병목
더 이상 삼성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삼성일반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