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법 등 쟁점법안, 3당 '합의'로 국회 통과

전교조 등 "3당 야합" 강력반발... 논란 계속될 듯

거센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립학교법(사학법) 재개정안과 로스쿨 제정안이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중도통합민주당의 합의로 회기 마지막 날인 3일 밤 국회 본회의를 전격 통과했다. 또 이와 함께 다른 쟁점 법안인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해 이번 회기의 국회 최대 쟁점 법안 모두가 처리됐다.

사학법, 우리-한나라-통합민주 요청으로 직권상정 후 통과

당초 이날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사학법 재개정안은 연계된 로스쿨법 처리방식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견차가 커 회기 내 처리가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늦께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강봉균 중도통합민주당 원내대표는 장시간 논의 끝에 사학법 재개정안과 로스쿨법 제정안의 일괄 처리에 합의했다.

이날 오후까지 사학법 재개정안과 로스쿨법 제정안은 해당 상임위인 교육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였고, 민주노동당은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하고 실력저지에 나선 터였다. 때문에 3당은 두 법을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할 것을 요청했고, 임채정 국회의장이 이를 받아들여 회기 종료 시한 5분여를 앞두고 상정, 일괄 처리됐다.

표결 결과 사학법 재개정안은 재석의원 186명 중 찬성 143표, 반대 26표, 기권 17표로, 로스쿨법 제정안은 재석의원 187명 중 찬성 149표, 반대 18표, 기권 20표로 통과됐다.

사학법의 경우 개방형이사 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학교운영위(또는 대학평의원회)와 재단이 홀수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중 과반은 학교운영위가 추천하도록 했다. 종교재단의 경우 이사회에 해당하는 종단에 과반의 추천권을 주도록 했다.

전교조, "개정 사학법 근본 취지 자체 훼손"

개방형이사 추천위에 사학재단이 과반수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사실상 개방형이사 제도의 도입 취지는 무력화되게 됐다. 특히 이번 재개정안은 사학법인 이사장의 다른 학교법인 교장 또는 이사장 겸직을 허용했고, 이사장의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 등의 학교장 취임 금지 조항도 삭제되었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이에 대해 "개정 사학법의 투명성, 민주성, 공공성이라는 근본 취지 자체를 완전히 훼손하고 개정 전으로 회귀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이번 재개정안은 사학 민주화의 핵심이라고 하는 사학재단의 부패 방지와 족벌 경영체제를 모두 다시 허용했다"며 "이름만 남은 개방이사제에 친인척 교장, 종신 학교장, 사학의 문어발 확장 등 부패 사학 재단을 유지시켜왔던 독소조항들을 다시 부활시켰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3당의 사학법 재개정 처리 합의를 '야합'으로 규정한 뒤, "3당 야합과 정치 거래의 의한 부끄러운 사학법 재개정 과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민주적인 사학법 쟁취를 위해 중단 없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연맹, "국민연금, 1/3 삭감하지만 보충계획은 전무"

한편, 이날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용돈연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국민연금의 보험요율은 현행 9%로 유지하고, 급여대체율(가입기간 평균소득 대비 받게 되는 연금비율)은 현행 60%에서 단계적으로 낮춰 2028년 40%까지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국민연금의 급여액은 현행 60%에서 50%로 낮아지고, 2009년 부터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지게 된다.

이와 함께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은 2009년 부터 65세 이상 노인 70%에게 가입자 평균소득의 5%를 지급하고, 2028년까지 10%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공공운수연맹은 "소득대체율이 60%였던 연금 수준은 2028년엔 40%로 무려 1/3이나 삭감된다"며 "삭감계획은 구체적인데 반해 보충계획이라고 내놓은 기초노령연금은 고작 8-9만 원(5%)에서 시작해 2028년까지 10%를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단계적 이행계획은 없다"고 지적했다.

"기초노령연금 수급률 70% 아닌, 56.2%"

공공운수연맹은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에서 수급률을 70%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연맹은 "복지부의 노령연금 수급률 자료를 보면 2028년엔 절반 수준인 56.2%의 노인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간다"며 "법으로 70%를 준다고 한 것이 아니라, 복지부 장관이 매년 고시로 지급 범위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기초노령연금이 생겼다는 이유로, 65살 이상이면 3만원씩 받던 교통수당과 빈곤 노인층 60만 명에게 주는 3-5만원의 경로수당도 모두 없어진다"며 "또 연금도 소득으로 보고, 그 규모가 월 40-80만원이 넘으면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만 1/3로 줄어든 셈"이라고 강력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