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명박을 지켜라” 국회 본회의장 점거농성

‘BBK검사 탄핵안’ 육탄 저지..14일 국회 격돌 예상

대통합민주신당이 발의한 ‘BBK검사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한나라당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 14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본회의 개회를 몸으로 막아 검사 탄핵안을 무효화시키고 ‘BBK 특검법’과 검찰에 대한 국정조사법 통과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검사 탄핵안은 지난 13일 국회 보고를 마친 데 따라 72시간 내인 15일까지 표결을 거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토요일인 15일에는 의사일정이 없기 때문에 14일 본회의를 막아 탄핵안을 자동 폐기시키는 것이 한나라당의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 직권 상정에 의해 14일 본회의에서 ‘BBK 특검법’과 검찰에 대한 국정조사법이 표결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BBK 수사가 모두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신당 측이 온갖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방법으로 BBK 수사 결과에 대해 불복하면서 계속해 BBK 문제를 불 지피고 있다”면서 “의사일정이 소집되어 있는 내일까지 본회의장 점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지난 11일에도 신당 측에서 검사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자 의장석을 점거하고 본회의 개회를 막았다.

신당은 14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최재성 신당 원내대변인은 “사이비 교주에 맹종하는 광신도들을 보는 것 같다”고 격분하며 “신당은 다른 정당과 연대해서 검사 탄핵소추안과 특검법을 반드시 정당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강행 처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장 경위권 발동 요구를 포함해 내일 오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검사 탄핵소추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모두 찬성하고 있는 특검법과 국정조사법의 경우에도 국회의장이 한나라당의 극렬한 반대에 따른 부담으로 직권상정을 포기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안상수 원내대표와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 20여 명은 현재 본회의장에서 점퍼 차림의 편안한 복장으로 담소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핸드폰 연락으로 “본회의장에서 MT를 하자”며 소속 의원들의 농성 결합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