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홍 통일-박은경 환경 후보 사퇴..세 번째 낙마

靑, 여론 굴복한 듯..의혹 후보 ‘줄사퇴’ 이어지나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가 야당과 여론의 사퇴 압력에 못 이겨 27일 오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남주홍 후보와 박은경 후보의 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두 후보가 새 정부 출범을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사퇴한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초대 각료 내정자 중 사퇴 의사를 밝힌 후보는 세 명이 됐다.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의 임명 지연과 각료 세 명의 결원으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은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청와대는 임시방편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이들 세 명에 대해 장관직만 해제하고 국무위원직을 유지해 오는 3일경 첫 국무회의를 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등 떠밀려 사퇴한 박은경,“비난받을 게 없다..억울하다”

박은경 후보는 절대농지 매입 등 부동산 투기 의혹과 위장 전입, 남편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남주홍 후보도 강경한 대북관과 자녀 이중국적 문제, 부인의 부동산 투기, 자녀 교육비 부당공제를 통한 탈세, 연구실적 허위 보고 등 각종 문제가 불거졌다. 통합민주당은 두 장관 후보가 자격 미달이라며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 이들의 사퇴를 종용했다.

홍준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오후 3시 25분경 박 내정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제주도 땅 외에는 비난받을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투기꾼으로 몰고 가니까 억울하다.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남 내정자가 사의표명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미 그 뜻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주홍 후보는 자신의 탈세 의혹에 대해 “오늘 아침에 세금을 내고 왔다”고 밝히는 등 이날 오전만 해도 사퇴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오전 회동에서 ‘문제 장관’ 후보에 대한 조처를 합의한 데 영향을 받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재섭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 20여 명은 전날 밤 두 후보를 자진사퇴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성이 복지 사퇴-李대통령 대국민사과 요구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남주홍, 박은경 후보의 사퇴를 공식 발표하며 다른 장관 후보들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무난히 승인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문제가 없는 사람이 어딨겠느냐. 다만 그것이 법적으로 국민정서상 용납되는 범위 안에 있는가에 달려 있다”면서 “부적격 시비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새 정부가 산뜻하게 출범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국회가 아낌없이 협조해줄 것을 간곡하게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 중 3분의 2가 ‘문제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힌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등 통합민주당은 정치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는 이제라도 철저한 검증을 해서 문제가 되는 내정자들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면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의 경우 아주 심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이 후보는 논문 중복 게재, 부동산 투기, 대통령 표창 수여와 현대사회연구소 재직 경력 등 신군부 민주화탄압 기여 의혹, 오피스텔 임대소득 축소신고 의혹에 이어 공금횡령에 대한 허위 해명으로 연일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날 청문회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장관 내정자들을 인선한 만큼 상처 입은 국민에 대해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상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노동당자유선진당도 두 후보의 사퇴에 “당연하다”고 입을 모으며 김성이 후보와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후보도 사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후보 역시 자진 사퇴가 유력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