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1인 승무’ 도입 결정

노조 측 “1인 승무는 대구지하철 사고에서 문제점 이미 드러난 것”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메트로가 ‘1인 승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 2월 21일 ‘서울메트로 창의혁신 시민위원회’ 2차 안검심의 회의를 개최하고 2호선 지선(성수, 신정)에 1인 승무제 도입 등 9건의 혁신프로그램을 심의,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메트로의 혁신프로그램에는 1인 승무제 도입과 △기강혁신대책안 △불합리한 단협조항 개선안 △성과, 역량 중심의 인사, 보수제도 운영안 △창의, 혁신 교육프로그램 안 △사내 아카데미 운영안 △점검업무 기계화안 △역사 환기설비 운영 개선 및 아웃소싱안 △비핵심업무 아웃소싱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서울메트로는 노동조합 선거로 인해 중단된 노사협의를 재개하고 3월부터 인력 20.3%(2088명) 감축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1인 승무제에 대해 “선진 해외지하철 뿐만 아니라 모든 국내 지하철 운영기관에서도 이미 채택하고 있는 제도”라며 “그동안 2인 승무제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도 자동운전 시스템(ATO)이 갖춰지지 않은 기관에서는 승객안전에 대한 우려로 도입하지 못했으나, 같은 여건이 있는 동종기관에서 먼저 시행해 승객안전이 확인됨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공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불과하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상현 서울지하철노조 승무지부장은 “노조가 임수인계 중인 상황에서 노사가 정상적으로 논의도 하지 않고 1인 승무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노사관계를 전면 부정하는 폭력행위다”라며 “1인 승무 문제는 대중교통의 안전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며, 1인 승무는 이미 대구지하철 사고로 그 문제점이 명확히 드러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새롭게 구성된 15대 집행부가 업무 인수인계를 한 후 본격적으로 대응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메트로 뿐 아니라 한국철도공사도 용산-팔당 간 전동차에 4월부터 1인 승무를 시행할 예정이라 노조 측과의 마찰을 겪고 있다.

철도노조 운수지부장들은 “용산-팔당간의 단독승무를 위한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라며 “근래 개통된 지하철과 세계 유수의 지하철이 1인 승무를 위해 갖추고 있는 ATO 등 기본적인 설비도 갖춰있지 않음에도 철도공사는 CCTV와 후사경, 무선영상장치 등 몇 가지 보조적인 설비만으로 시민의 목숨을 건 일대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