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당혹...할 말 잃은 진보정당

민노 권영길, 강기갑 경합...신당 노회찬, 심상정 박빙열세

방송사 출구조사결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비례대표와 지역구를 포함해 각각 2~6석과 0~2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대를 모았던 간판급 후보들도 경합 속에 당선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양당 지도부는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에 ‘당혹’

민주노동당은 방송사 출구조사결과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자 실망한 모습이 역력하다. 천영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은 9일 오후 문래동 당사 4층에 모여 출구조사결과 방송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KBS와 MBC 공동출구조사결과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3-5석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고, SBS의 조사에서는 2-6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동당 지역구 후보 중에서는 경남 창원을에 권영길 후보만이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경남 사천에서 선전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후보는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이방호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KBS-MBC 조사에서 강기갑 후보는 42.3%를 얻어 53.4%의 이방호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고, SBS 조사에서도 강 후보와 이 후보는 각각 40.5%와 54.8%로 조사됐다.

박승흡 대변인은 방송사 출구조사결과와 관련해 “예상 기대치보다 낮게 나왔지만, 창원의 권영길 후보를 끝까지 지켜봐야한다”며 권 후보 당선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또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겠지만, 최악의 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진보진영의 새로운 혁신과 진보정치의 발판 마련을 위한 토대를 국민들이 일정정도 담보해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진보신당 원내진출 무산되나

진보신당은 방송사 출구조사결과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석을 합해 0-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보신당의 정당지지율은 2.5% 수준이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 노원병의 노회찬 후보와 고양 덕양갑의 심상정 후보 모두 당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심상정, 노회찬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침통한 표정이다.

노회찬 후보는 당초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MBC 조사에서 노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39.0%와 45.1%로 조사됐고, SBS 조사에서도 노 후보는 40.2%에 그쳐 47.2%인 홍 후보에 밀리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열세다. KBS-MBC 조사에서 심 후보와 손 후보는 각각 41.3%와 43.0%로 약 2%p차이고, SBS 조사에서는 심 후보가 42.3%로 나타나 43.1%의 손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찬 후보는 “지난 주말까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제가 압승으로 나타났는데 오늘 결과가 다소 의외긴 하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간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의사층에 대한 조사 결과 제가 앞서거나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심상정 후보는 “박빙이지만 주민들의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이 의석을 얻지 못하게 될 경우 당의 진로에 대해 노 후보는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게 될 경우 창당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될까 걱정되지만, 진보신당이 선거용 정당이 아닌 중장기적인 진보정치 재구성을 위해 출범한 만큼 원래 계획이 수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