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공안공화국이다”

신공안정국에 맞서는 국민대토론회 열려

사노련 사건,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사건, 간첩사건,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 등 이명박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0일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주관으로 ‘신공안정국에 맞서는 국민대토론회’가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의 ‘신공안정국’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법과 원칙이란 이름으로 공안정국이 형성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위기의 이명박 정부, 공안의 칼날을 들어”

오동석 아주대 헌법학 교수는 “미 쇠고기 수입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로 유례없는 국민의 직접행동에 놀란 이명박 정부는 때로는 정면으로 때로는 우회하며 공세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절차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고 출발한 이명박 정부지만, 과거 독재정권 못지않게 강압적인 경찰국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체주의적 준법주의는 헌법충성을 기본으로 하지만, 실은 헌법의 이름으로 떠받치고 있는 반공산주의에 대한 헌신적 복무를 의미한다”며 “최근 이명박 정권은 헌법충성도 아닌 질서충성이며, 선봉에 색깔론과 사상통제의 얼굴마담인 국가보안법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명박정부가 파시스트 국가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고민택 사노련 탄압분쇄와 국가보안법 철폐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사노련 사건은 촛불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자, 이명박 정부는 ‘법질서’ 확립을 내세우며 공안정국 조성의 일환으로 사노련 사건을 터뜨렸다”면서 “사노련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보안법 첫 작품인데 사회주의 운동조직을 선택한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로 대중의 저항이 급진화할 가능성을 목격했고, 정권의 위기를 넘어 체제의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힌 후 “공안정국의 형성을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만으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국가보안법의 칼날은 언제나 존재했다”

이명박 정부의 공안사건 분석을 중심으로 토론에 참석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고재환 변호사는 “법원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자본주의 부정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위해의 기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독일의 헌법재판소는 자본주의 부정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위해로 보고 있지 않다”며 법원의 헌법해석을 비판했다.



그는 남북공동선언운동본부 활동가의 구속사건을 설명하며 “법원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위해의 기준이 바뀌지 않고,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지 않으면 유사사례는 계속될 것”이라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공안정국은 국민의 공포 혹은 동의로 형성되지만 촛불정국에서 공권력을 희롱하던 국민의 모습에서 공포감이 없음을 알 수 있고, 공안정국을 동의하기에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크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은 한 편의 희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기도 했다.

한지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활동가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법처리현황을 분석하면서 “검찰은 97년 이후 구속자 감소 추세원인을 한총련의 활동위축을 한 요인으로 분석했다”면서 “국가보안법의 위협은 없었던 때는 없었다”며 국가보안법의 긴 생명력을 설명했다.

그녀는 “07년 인터넷 서점 ‘미르북’ 사장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것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공개적인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사례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최근 2년 민가협이 파악한 국가보안법 사범과 국가 발표와 차이가 나기 시작했는데, 유추하면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인까지 국가보안법 적용이 확대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