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합창단 해고철회까지 무기 농성

2차 교섭서 기자회견 열어 해고 부당성 알려


공공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가 10일 낮 2차 노사 교섭에서 사측의 합창단 해체와 부당해고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합창단지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내 국립오페라단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그 자리에서 농성에 들어가 단장 등 책임자의 합창단 해체 철회 답변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이 이날 오후 4시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단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현장에서 단장과 단원들간 1시간 20분 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는 "단장이 말하는 고용승계를 믿을 수도 없지만, 설사 가능하다 해도 해고 철회 확약을 받기 전까진 농성을 철회하지 않겠다"며 이날 오후 5시 20분께 다시 1층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 조남은 지부장은 “2002년 창단 이후 7년 동안 상임단원으로 선발한다는 오페라단의 말을 희망삼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으면서 일했는데 일방적인 합창단 해체와 해고 통보를 받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40여 합창단원들은 지난해 연말 공공노조에 가입해 해체 반대 투쟁을 벌여왔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달 8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산하 합창단원 4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합창단원들은 창단 이래 7년간 노동자의 기본권리인 4대보험에도 가입되지 못하고, 최저임금도 적용받지 못한채 혹사당해왔다. 합창단원들은 ‘국립’단원이라는 자부심으로 7년을 버텨왔으며 해마다 늘어나는 공연과 합창콘서트, 전국 순회 공연 일정 등을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소영 단장이 새롭게 임명된 뒤 국립오페라단 해체설이 계속 흘러나왔으나 정작 해당 업무에 종사해온 노동자들은 이에 대한 어떤 공식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

오페라단은 노사 첫 면담 자리였던 지난달 8일 합창단원에게 구두로 해고통보만 하고 자리를 떴다. 오페라단은 지난 3일 예정된 1차 교섭 하루 전날 우편으로 전 단원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면서 해고날짜를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소급 적용했다.

지부는 이날 2차 교섭에서 맞춰 오후 2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영흠 공공노조 통합본부 조직차장은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단장은 그동안 국립오페라합창단의 해체가 마치 문화관광부의 지침인양 책임을 회피해 왔으나 지난 3일 1차 교섭에서 단장 개인의 독단적 결정인 것으로 확인됐고, 오페라단이 예산 문제를 합창단 해체의 한 원인으로 얘기하지만 오히려 국립오페라단의 예산은 8억 원 가량 늘어났는데도 1년에 고작 3억 원을 사용하는 합창단을 해체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해고의 부당성을 피력했다. 원로 성악인 등 40여 명도 합창단 존속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냈다.

이날 집회에는 국립오페라합창단원 30여 명을 비롯해 공공노조 문화예술분과위원회 소속 국립합창단지부,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예술단지부 조합원 등 70여 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