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진보신당 울산 북구 후보단일화 합의

큰 틀 원칙만 합의...구체적 방안은 내 달 초 실무협의에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25일 4.29 재보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이 날 분당 이후 1년 만에 대표회동을 가졌다. 이번 대표회동은 지난 15일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4.29 재보선 승리를 위한 ‘진보진영 원탁회의’에 대해 진보신당이 ‘환영’ 입장을 내면서 이뤄졌다. 국회의원회관 128호에서 열린 대표회동에는 민주노동당에서 강기갑 대표, 오병윤 사무총장, 이의엽 정책위 부의장이 참석했으며,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공동대표, 심상정 공동대표, 정종권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이 날 대표회동에서는 4.29 재보선 공동대응을 위한 큰 틀의 원칙을 합의했으며, 후보단일화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실무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양 당이 합의한 원칙은 △이명박 심판 위한 진보진영의 단결 필요성 △4.29재보선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진보진영 단결 위한 원탁회의 구성 및 후보단일화 추진 실무협의 진행이다. 실무협의는 다음 달 초에 열릴 예정이다.

원칙은 합의했지만 실제 울산 북구 재보선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루기까지 양 당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현재 울산 북구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의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윤두환 의원은 2심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의원직 박탈 형인 벌금 150만 원 형을 선고 받았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후보단일화가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방식으로 후보단일화를 할 것인가를 놓고도 양 당의 의견차는 커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양 당은 물론 민주노총을 비롯한 기조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까지 포함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진보신당은 울산 북구 후보단일화는 양 당을 중심으로 하자는 입장. 특히 진보신당의 경우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까지 포함해 후보선출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의견 차이는 각 당 대표의 모두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강기갑 대표는 “반MB 세력의 대결집”을 강조했다. 계속 강조해 왔던 반MB를 중심으로 한 ‘민주대연합’이다. 강기갑 대표는 “(대표회동이) 양 당만의 힘을 합치는 것을 넘어 이명박에 반대하는 진보세력의 힘을 결집시켜 대통합을 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반해 노회찬 상임대표는 “강물이 흘러갔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으면 각주구검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말하고, “과거를 복원하는 논의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논의가 될 때 국민들도 양당의 논의에 희망을 가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날 대표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점심식사를 회동 장소에서 도시락으로 함께 하기도 했다.

강기갑 대표는 “내가 당대표 취임하고 진보신당 당사를 방문한 후 공식적으로 당 대 당으로 자리를 갖는 것은 처음”이라고 이번 회동의 의미를 짚었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권 취임 1주년에 우리가 만난 것은 특별한 의미이며 이명박 정권의 막가파식 정치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희망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들의 주문이 오늘 이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상임대표도 “그 날 이후 첫 데이트”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전문]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25일 대표회동 공동 브리핑

1. 이명박 정권의 독주에 대항하여 이명박 심판을 위한 진보진영의 단결이 필요함을 확인하였으며, 당면한 4.29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이루기로 하였다.

2. 진보진영의 단결을 위한 원탁회의 구성 및 4.29 재보선에서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