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도 알아야 할 기타노동자 고통

[콜트.콜텍 원정투쟁⑤]투쟁단을 기억하는 독일 시민들

  베르트람 씨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안타까운 일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늦은 저녁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인근,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에서 베르트람 리터씨를 만났다.

18년 동안 드러머로 활약하고 있는 베르트람 씨는 “내가 좋아하는 상표가 하나 있는데 내가 사용하는 악기를 노동자들의 눈물로 만든 것이라면, 나는 연주를 하면서 꺼림직할 것이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는)안타까운 일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연주를 하기 위해 클럽을 찾았다는 베르트람 씨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적힌 선전물에서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OEM 생산 방식으로 악기를 만든다는 것은 알지만, 그런 방식은 악기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항의할 것”이라고 말하며 베르트람 씨는 “항의엽서를 같이 써도 되느냐”고 물었다.

클럽에서 같이 연주를 하는 친구들에게도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이야기 하며 손수 선전물을 나눠주던 베르트람 씨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고용문제가 심각한데, 그것을 발생시킨 경제위기가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면 안된다. 나는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들이 이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뮤지션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이 성공하려면 당연히 악기를 만드는 이들이 잘 되어야 한다”며 “한국의 기타 노동자들의 투쟁이 꼭 성공해서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프랑크푸르트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지난 28일 열린 G20반대 집회에서 진행했던 독일 원정단의 투쟁을 기억하고 있었다.

  중앙역에서 콜트/콜텍 투쟁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는 원정단원

30일 독일 원정단은 프랑크푸르트 중앙역과 대학, 하우프트 바크에서 선전전과 문화공연을 진행했다. 원정단이 가는 곳곳마다 ‘콜트 아웃’이 적힌 버튼을 달고 다니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독일 시민들은 “4월 1일 메세광장에서 보자. 당신들의 투쟁은 너무나 인상 깊다”고 반응했다.

이날 선전전에는 독일로 여행을 온 연극인 정한별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정 씨는 “기타를 처음 살 때 다들 콜트 사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OEM이 된 후 부터는 콜트를 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소리가 싸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오게 된 것은 아는 후배로부터 콜트 투쟁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라며 “기타 동호인들 사이에선 중국산 콜트가 안 좋은 것은 다 안다. 가격이 싸면 뭐하나 소리가 다른걸”이라고 설명했다. 정 씨는 “콜트 대기업이 이윤을 남기는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 돈을 조금 더 벌려고 노동자를 탄압하고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 기타 질이 떨어진다면, 많은 기타리스트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축소정책에 반대하는 월요시위 운동원들은 "콜트/콜텍 투쟁을 주말에 봤다. 당신들은 정말 대단하다. 노동자의 생존과 복지를 위협하는 것에 맞서 싸워서 꼭 이기길 바란다"고 전했다.(천윤미 기자)

  복지축소정책에 반대하는 월요시위 운동원들이 콜트/콜텍 투쟁을 소개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