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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구식을 위해 내어놓은 빈 관 앞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김용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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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이 안치된 냉동고 입구를 경찰이 막아 빈 관을 들고 병원을 나서는 모습/ 김용욱 기자 |
[2신 오후 5시 40분]
용산참사 6개월을 맞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겠다던 용산범대위와 유가족들의 계획이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당초 이들은 "참사 반 년이 지나도록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으니, 이제 시민들에게 호소하겠다"며 참사 6개월이 되는 20일에 고인들의 시신 다섯 구를 서울광장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들이 안치돼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과 위령제를 연 관계자들은 위령제를 마친 오후 4시께 천구식(시신을 옮기는 의식)을 진행하고자 관 5개를 마련해 놓고 지하 시체안치실로 향했으나 경찰력에 가로막혀 접근하지 못했다.
이날 경찰은 천구식을 불허하고 전의경 12개 중대를 배치해 순천향병원 주변을 원천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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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사 현장인 용산 남일당빌딩으로 가려던 관도 경찰에 가로막혔다./ 김용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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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렬을 막는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는 유가족/ 김용욱 기자 |
시체안치실에 접근조차 못한 유가족과 용산범대위가 고인들의 대형 영정사진과 빈 관을 들고 참사 현장인 용산 남일당빌딩 앞으로 가려 했으나, 무장한 경찰력이 이를 막아 40여 분 동안 대치했다.
붉은 색 천으로 덮여 줄지은 관 행렬이 경찰에 가로막히자 분노한 유가족들이 맨 앞에서 항의하다 고 양회성 씨의 부인 김영덕 씨가 실신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용산범대위 관계자들은 오후 5시 30분께 준비했던 관을 철수하고 이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오늘 저녁으로 예정된 용산 참사현장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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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유가족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다 실신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김용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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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천봉쇄된 순천향병원/ 김용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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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구식이 무산된 후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 김용욱 기자 |
[1신 오후 3시] 용산참사 6개월, “시신 서울광장으로”
순천향병원 주변 경찰력 배치 긴장 고조
용산참사 6개월을 맞아 고인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병원 앞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가족들과 용산범대위는 지난 12일 밝힌 '최후통첩'대로 참사 반 년째인 오늘 고인들의 시신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낮 2시부터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시신 운반을 위한 냉동 탑차가 준비된 가운데 야 4당 국회의원들, 종교계와 노동계 인사들, 시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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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사 6개월째인 20일 순천향병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용욱 기자 |
용산참사 기독교대책위의 최헌국 목사는 "우리가 제시한 19일 자정까지 정부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음에 따라 서울시청 광장에 영안실을 차려 전 국민과 함께 용산참사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헌국 목사는 "경찰은 천구식(시신을 옮기는 의식)이 불법이라며 어제 밤부터 병원 주변을 봉쇄하고 있지만, 천구는 집시법 관리대상이 아니라 제례의식이므로 이를 가로막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고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반 년을 넘길 수 없다고 마지막 각오로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우리 유가족들은 오늘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면서 "참혹한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가서 이명박 대통령과 담판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전재숙 씨는 "오늘 (시청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박장규 용산구청장, 검찰, 경찰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 알려드리겠다"며 "힘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은 죽어서도 누명을 쓴 채 사과 한 마디 들을 수 없다는 말이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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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향병원 앞에서 망자들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김용욱 기자 |
한편 경찰은 이날 천구식에 '원천봉쇄' 입장을 밝히고 순천향병원 주변에 경찰력을 배치해 도로를 차단했다. 유가족들과 용산범대위는 위령제가 끝나는대로 천구식을 거행한다는 입장이라 충돌이 예상된다. 오후 3시 30분 현재 다섯 개의 관이 냉동탑차 앞에 대기하고 있는 상태로 위령제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