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해고, 하지만 끝까지 투쟁합니다

[기고] 성신여고 학교비정규직 정수운의 이야기

성신여고에서 14년 간 일하다가 2009년 6월 15일 세 번째 해고 사태를 맞은 한 명의 여성 노동자가 있다. 그녀는 2007년에 시행된 비정규직법의 가장 약한 첫 번째 희생자 중 하나였다. “비정규직법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나라가 여러분을 힘들게 한다”면서 해고했던 성신학원재단의 모습을 그녀는 기억하고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해고를 이어 세 번째 해고. 3년이 다 되어 가는 힘겨운 투쟁의 시간들. 그러나 아직은 멈출 수 없다고, 이대로 억울하게 물러날 수 없다면서 홀로 마음을 다지면서 피켓을 잡고, 부당해고 철회 투쟁의 현장에 선다.

그녀의 투쟁은 2007년 당시 비정규직법에 의해 해고당한 힘없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대변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성신학원재단이라는 골리앗이 힘없는 여성 노동자의 삶에 대해 가하는 고통과 부당한 해고에 대항해서 싸운다. 이대로 물러나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결국 저 거대한 힘에 이길 수 없다는 절망만을 심어줄 뿐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투쟁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보여주었던 희망을 이대로 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녀의 이름은 정수운, 2007년 6월 30일 비정규직법에 의한 해고 사태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던 여성 노동자다.

이번의 세 번째 해고에 대해서 학교 측은 법원 판결을 근거로 정수운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그녀는 2009년 4월 7일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진실은 아니다. 그 속에 감추어 진 것은 최소한의 생존을 지키고 싶었던 여성 노동자를 어떻게든 쫓아내기 위해서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끊임없이 가했던 폭력이었다. 학교가 비정규직법을 이유로 해고통보라는 살인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업무상 실수가 해고의 사유가 되었다. 그리고 학교는 그 폭력의 과정들에 대해서 철저히 함구한 채 진실을 알리는 모든 목소리에 대해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성신재단 이사장과 성신여고 교장은 10월 9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된 국정 감사에서 증인으로 출두했다. 그들은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고, 권영길 의원실 측에서 제시한 노사 간의 중재를 모두 거부했다. “할 테면 하라! 우리는 끝까지 탄압할 것이고, 노조에 가입해서 학교 물을 흐리는 정수운을 학교에서 내쫓을 것이다!” 그들은 밤 11시까지 지속된 국정감사에서 그렇게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10월 7일, 그 때 그 모습이 성신재단의 진실이다.

해고 후 4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었다. 그간 학교는 묵묵부답이었고, 책임자인 성신재단은 모든 대화 경로를 막았다. 정수운과 그녀의 부당해고 철회를 주장하는 노동사회단체들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성신재단 산하 기관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탄압 사태의 진실을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 10월 7일, 정수운이 소속된 공공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는 성신학원재단이 있는 성신여대 내에서 2007년부터 시작된 성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열었다. 당시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성신여대 가을 축제를 맞아 가요제 등 각종 학내 행사를 개최하기 위하여 학내에 무대를 쌓고, 체육대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서경지부는 행사 장소 옆에 사진을 비치만 하겠다고 성신여대 총학생회에 요청했다.

  학교 측은 행사 장소에 정수운에 관한 사진이 비치되어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축제 행사에 대한 전기 및 무대시설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행사 장소에 정수운에 관한 사진이 비치되어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축제 행사에 대한 전기 및 무대시설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총학생회 행사와는 무관한 사진전이 총학생회 행사에 대한 학교 측의 정당한 지원이 끊겨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학교는 사진을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총학생회 행사에 지원하기로 하였던 무대 시설 및 전기 지원을 끊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정수운, 그리고 함께 있던 공공노조 서경지부 활동가들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사진들을 행사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 설치했다. 그러자 또 한 번의 기가 막힌 광경이 벌어졌다. 책상 및 트럭을 이용하여 사진들을 학생들이 볼 수 없도록 가로막은 것이다. 이곳이 대학교인지 아니면 전경차로 둘러치고 있는 시청광장인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의 비정규직 노동자 탄압이 교육기관으로서 수치스러운 짓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기가 막힌 광경이 벌어졌다. 책상 및 트럭을 이용하여 사진들을 학생들이 볼 수 없도록 가로막은 것이다.

비정규직의 설움없는 학교 현장! 성신여고 투쟁의 승리로부터 시작하자!

이미 학교라는 공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한없이 엄혹한 공간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성신재단 산하의 학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끝없이 가혹한 공간이었다. 2008년 성신여대 미화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정수운의 투쟁 역시도 그러하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도 그녀는 혼자 싸우고 있다. 이 거대한 학교의 치밀한 공격에 맞서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수없이 엄습한다.

하지만 희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도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여전히 정수운의 투쟁에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다른 학교에서 일하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수운의 투쟁에 함께 하고자 휴가를 내고, 자신의 현장에서 빠져 나와서 투쟁의 현장에 함께 선다. 서경지부 소속의 미화 노동자와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학교 행정보조였던 정수운과 업종도 다르고, 사업장도 다르지만 집회가 있을 때 마다 함께 그 자리에 섰다. 또한 미화 노동자 해고 때 연대를 아끼지 않았던 성신여대 학생들은 '비정규직 없는 아름다운 성신 만들기'라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서의 총학생회 불인정과 축제에서의 시설 철거 등 수없는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정수운의 투쟁을 끝까지 지지 엄호하고 있다. 그리고 성신여대 학생들의 단체인 성신여대 학생행진은 '성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서포터즈'라는 단체를 만들어 정수운의 투쟁에 앞장서서 함께 하고 있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서의 총학생회 불인정과 축제에서의 시설 철거 등 수없는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정수운의 투쟁을 끝까지 지지 엄호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학교마다, 한 직종마다 1명씩 밖에 없다. 소수의 노동자들. 그래서 외롭다. 그러나 정수운의 투쟁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결코 외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녀가 반드시 이 연대의 힘에 힘입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그녀가 일했던 성신여고, 성신재단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설움과 아픔을 주지 않는 행복한 직장이 될 수 있기를. 더 나아가서 학교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지 않기를 바라고, 성신여고의 이 문제의 해결이 그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
덧붙이는 말

김태완 씨는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직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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