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통합회의 31일 개최 될 듯...진보양당은 사전협의

30일 민노-진보 2+2 사전협의...주요쟁점은 여전히 안갯속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연석회의’(연석회의) 대표자 회의가 31일 오후께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사전에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양당 대표와 양당 통합추진기구 위원장이 2+2로 만나 주요 쟁점들에 대한 사전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30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연석회의 최종합의 성사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생각을 모을 때”라며 “5월31일 대표자회의를 다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어 “다만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간 미합의쟁점을 그대로 둔 채 대표자회의가 개최될 경우 5차 회의와 같은 지루한 공방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며 “두 당의 결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두 당의 책임 있는 선에서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실질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선에서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와 통합추진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진보신당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이정희 대표가 제안한 책임 있는 양당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양당 대표와 추진기구위원장의 협의를 통해 논의된 사항의 최종결정은 이후 개최될 연석회의 대표자회의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양당은 30일 중으로 2+2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전국위 당대회 결정사항 다시 확인

그러나 연석회의가 순항을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29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는 지난 5차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 협상과정을 두고 “지난 26일 의견접근한 안에서 협상을 시작할지 전국위에서 다시 확인한 안에서부터 시작할지”를 묻는 질문에 조승수 대표는 “전국위에서 승인절차를 거쳤기에 더 무겁게 생각하겠다. 우리가 마련한 안 중심으로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국위원은 “26-27일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합의된 지점에 대한 걸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면 우리 당 내부가 흔들릴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며 “체력을 소진시켜 마지막에 무엇을 합의했는지 모르는 그런 방법이 정당한가. 오늘 전국위에서 인준된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 외에는 우리 내부를 흔드는 발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당대회 결정 사항은 북한 3대 세습에 대한 반대인데 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로 바뀌었는지 명확히 설명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전국위원은 “대표께선 근본적으로 당대회 결정사항 위반이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분들이 보기엔 위반 일 수 있다. 비판과 반대는 명확히 다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선 무엇보다 당시 협상과정에서 조직적인 협상 서포트가 없었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한 위원은 “협상에 대한 판단과 지원구조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문제였다. 실제 당에서 조직적 서포트를 하지 못한 것은 우리 당의 긴장감을 반영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다른 위원은 “협상과정에서 대표와 협의할 조직적 단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진보신당 전국위 논의에 따라 31일이 진보신당이 어떤 협상 태도를 취할지는 30일 진보양당 협의이후에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국위에서 다시 진보신당의 원칙적 입장을 확인해 중재안으로 나온 이상으로 조승수 대표가 후퇴하는 안에 합의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최고위서 진보신당 당원에 대북관련 메시지

27일 새벽 논의 과정에서 70%이상 합의 된 의견접근을 번복했던 민주노동당이 결단을 내릴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안의 첫 번째 차이는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선거연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며 “지금의 민주당 상황에서 가치연대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연대 논의의 길 자체가 막히다시피 너무 좁아져서는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제’라는 단어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두 번째 차이는 ‘패권주의’라는 단어 문제였다. 저는 패권주의, 분파주의 둘 다 쓰지 말고 미래의 민주적인 운영의 방법을 쓰자고 했다”며 “이제 통합정당을 만들어 서로 믿고 함께 일해야 할 사람들에 대해 ‘당신은 무슨 무슨 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차이는, 북한에 대한 서술이었다”며 “진보신당은 ‘3대 세습을 비판한다’는 내용이 꼭 들어가기를 주장했다. 국민들이 관심이 있으니 정당의 입장을 가져야하고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 진보신당 주장의 이유”라면서 “보수진영에 공격을 받을 것 같으니 미리 자진해서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대처법이다. 그 말 한 마디면 분단의 이분법이 만든 방어막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쉬운 길을 택하다보면, 이분법의 폭력 아래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저라도 이분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정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진보신당 당원들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함께 진보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수진영이 만든 프레임이 갇히지 말자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선 문구가 아닌 서로의 신뢰로 돌파하자는 메시지인 셈이다. 문제는 진보신당 당원 상당수가 민주노동당의 북한 문제 대응 방식에 대해 신뢰를 전혀 갖지 않다는데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은 두 당의 누구라도 과감한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회당은 26일 회의가 상당수 합의에 이르렀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조영권 사회당 대변인은 “26-27일에 일정정도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엔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또 다시 회의가 열린다고 쟁점 사항이 해소 될 지 의구심은 있다”고 밝혔다. 사회당은 31일 대표자회의 개최여부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