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내하청 교섭안 반발해 파업

'기간 당기고 6,800명 채용' 파다했지만 고작 500명 추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14일 오전 8시30분부터 6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울산에서는 1공장, 2공장 2라인, 변속기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전주공장에서도 생산이 중단됐다. 대체인력을 투입하려는 회사와 이를 막으려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 10여 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출처: 울산저널]

해고된 조합원들은 송전탑 인근의 명촌 중문을 통해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다 회사 경비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해고자투쟁위원회 의장 박 모씨 등 2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10시 30분 경 울산을 방문중인 김소연(무소속) 대선 후보가 부상자들과 만나겠다며 명촌 중문을 통해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회사측 경비들이 막아섰다. 경비 중 일부가 김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을 밀었고 이에 김 후보가 넘어지면서 안경이 깨졌다.

김 후보 측이 경찰에 항의해 경찰이 폭행에 가담한 경비 중 한 명을 경찰서로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경비 20여 명이 갑자기 경찰을 향해 달려가 경찰을 둘러싸고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 해당 경비는 공장으로 돌아갔다.

[출처: 울산저널]

앞서 8시 30분경에는 비정규직 노조의 엔진변속기사업부 부대표 박 모 씨와 4,5공장 대표 이 모씨가 사측에 의해 강제로 차에 태워져 공장 밖에 버려졌다.

현대차 노사의 불법파견 본교섭(협의)이 13일 오후 3시 20분부터 열렸다. 교섭이 열리기 전 현대차 울산공장엔 전날부터 회사가 채용인원은 기존 3,000명에서 파격적으로 늘리고, 모두를 채용완료하는 기간도 당기는 안을 제시할 것이란 입소문이 파다했다.

한 정규직 대의원은 "회사가 채용완료 기간을 1년 정도 당기고 채용규모를 1천 명 이상 늘리는 수정안을 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한 대의원은 "채용 규모를 6,800명까지 늘린다는 소문이 공장 안에 파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이날 본교섭에서 회사가 제시한 안은 '2016년 상반기까지 3,500명을 신규채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입장을 내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정안이라고 밝혔다.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은 "회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것이며, 이런 식으로 한 달 교섭에 500명씩 찔끔찔끔 내놓는다면 교섭기간만 한정없이 길어지고, 회사의 이미지만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교섭에서 "신규채용은 사법적 판단에 앞서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을 위한 선제적 조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법원 판결에 앞서 불법파견 증거가 없어진다. 회사는 법원의 판단을 보고 추가 조처를 취하겠다는 발언도 이어갔다.

회사는 해고자 복직 문제에선 파업 당시 책임자급 노조간부 14명의 복직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법학자 35명은 13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파견법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현대차가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을 법으로 파견이 금지된 업무인 자동차 제조 생산작업에 투입해왔고 대법원이 이를 불법으로 확정판결한 뒤에도 지속하고 있다며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10년 7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 씨가 낸 부당해고 구제 소송에서 "현대차의 지휘감독하에 2년 이상 파견노동을 한 만큼 현대차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대차는 이를 놓고 최씨 1명에 한정된 판결이고 다른 사람까지 확대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사제휴=울산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