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나빌은 초현실주의 예술운동에서 출발해, 예술 혁신이 사회 혁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프랑스 공산당과 트로츠키주의 운동에 헌신한 좌파 지식인이었다. 그는 실천적 활동가로서 공장 전단 배포와 국제 트로츠키주의 조직에도 참여했으며, 이후에도 마르크스주의 원칙에 기반한 독립 좌파 이론과 정치 활동을 이어갔다. 나빌은 죽기 직전까지 억압에 저항하는 '전투적 기억'을 강조하며, 초현실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통합적 유산을 지키려는 지식인의 삶을 관철했다.
민주주의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한 경험은 시민들에게 위험이 없다는 착각을 심어주며, 독재로의 점진적 전환을 감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행동과학은 사람들의 위험 인식이 개인적 경험에 좌우되며,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은 과소평가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독재 정권 체험자들의 증언이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제공하고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커티스 야빈은 민주주의를 비효율적인 체제로 규정하고, 기업처럼 운영되는 군주제 국가 ‘네오카메랄리즘’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신우파 사상가다. 그의 사상은 권위주의적 질서와 효율을 중심에 두며, 엘리트 통치를 옹호하고 대중 민주주의와 보수주의 모두를 비판한다. 이른바 ‘어두운 계몽(Dark Enlightenment)’으로 불리는 그의 네오리액셔너리즘은 기술 엘리트 및 신자유주의적 독재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 모델로 트럼프 행정부와도 연결된다.
극우 세력은 고대 로마를 미화해 권위주의와 남성 중심적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며, 디지털 공간에서 이를 밈과 이미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등은 로마의 쇠퇴를 현재 미국과 연결 지으며 보수적 세계관을 강화하는 도구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역사 왜곡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수단이며, 고대 로마의 실제 복합성과 다양성을 왜곡하는 편향된 재해석에 불과하다.
미겔 데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는 1909년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라는 개념을 패러디의 형태로 처음 제시했으며, 이는 훗날 줄리언 헉슬리(Julian Huxley)의 과학적 트랜스휴머니즘 개념보다 수십 년 앞섰다. 우나무노는 기술과 과학이 인간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비판하며, 기계화된 사고(‘cerebralism’)가 인간성을 왜곡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의 조롱 섞인 트랜스휴머니즘 개념은 결국 현대 트랜스휴머니즘 운동의 철학적 씨앗이 되었으며, 인간 향상을 둘러싼 논쟁의 시초가 되었다.
브루노 레이폴드의 '시티즌 마르크스'(Citizen Marx)는 마르크스가 공화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사상적 변화를 겪으며 '공화적 사회주의'를 형성한 과정을 추적한다. 마르크스는 초기에는 공화주의적 시각에서 국가 권력을 비판했지만, 이후 사회주의로 전환하여 경제적 집단 생산과 노동자 계급의 해방을 강조했다. 이 책은 마르크스 사상이 정적인 교리가 아니라 동시대 사상가들과의 논쟁 속에서 형성된 동적인 정치적 개입 과정임을 강조하며, 오늘날 좌파 정치철학 논쟁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밥 딜런은 우디 거스리와 피트 시거 같은 급진적인 포크 가수들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들은 음악을 통해 사회주의적 메시지를 전파했다. 시거와 거스리는 노동자 파업 현장에서 노래하며 공산주의 이념을 실천했지만, 매카시즘의 탄압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탄압을 받았다. 이들의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저항과 연대의 도구였으며, 오늘날 다시금 그러한 정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노동 계급의 희생과 착취를 다루며, 주인공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죽을 때마다 복제되는 '소모품'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 악당인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은 도널드 트럼프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로, 탐욕적이고 독재적인 지도자로 묘사되며, 그가 이끄는 식민지 개척이 자본주의의 부조리를 드러낸다. 미키 17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 자본주의와 독재를 비판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트럼프의 정치 행보와 미국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며 혁명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중심으로 스페인의 민주화 상징이 되었지만, 최근 정치적 갈등 속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2023년 보수 언론의 압박으로 전 관장이 사임하고, 후임자인 마누엘 세가데는 보다 체계적인 운영과 전통적 미술사적 접근을 강화하려 한다. 게르니카의 존재가 미술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동시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세가데는 이를 활용해 더욱 실험적인 전시와 운영을 모색하고 있다.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스테이션 일레븐" 소설은 전염병으로 인한 세계적인 대재앙 이후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속에서 예술과 연극이 공동체를 연결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강조하며, 커스틴은 광기에 빠지지 않는 능동적인 오필리아로 그려진다. 작품은 과거를 보존하려는 클라크와 이를 지우려는 타일러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며, 연극 햄릿을 통해 갈등을 해소한다. 최종적으로, 재앙 이후 공산주의적 협력 사회가 생존과 연대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