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이 있는데 왜 죽인 놈은 없나"

공대위, 하중근 사태 책임자 처벌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 돌입

  이정원 기자

고 하중근 조합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국가폭력에 대해, 노동사회단체 대표들이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건설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1시 30분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대통령 사과 △경찰 책임자 처벌 △건설노동자에 대한 공안탄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는 포항지역건설노조 상경투쟁단 중 전날 연행되지 않은 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단병호 의원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을 향해 "하중근 조합원이 사망한 지 17일째에 이르도록 언론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국가 권력에 의해 한 사람이 사망한 대단히 심각한 사건임에도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를 온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청와대도 일언반구 없다"는 말로 관심을 호소했다.

고 전용철 농민 형 전용식 씨, "또 억울한 죽음이.. '살인'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경찰 폭력에 의해 사망한 고 전용철 농민의 친형 전용식 씨가 참석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전용식 씨는 "동생이 죽고 나서 대통령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거라고 하더니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을 죽였다. 참으로 안타깝다"며 "너무나 억울했고 다시는 이런 자리에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똑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는 것은 '살인'이다"라고 울먹였다.

  지난해 경찰 방패에 맞아 사망한 고 전용철 농민의 형 전용식 씨/이정원 기자

전용식 씨는 "우리 동생과 하중근 조합원이 똑같은 자리를 맞았다. 동생의 억울함을 밝히는 데에 40일이나 걸렸는데 하중근 조합원이 죽은 지 또 17일이나 지나가고 있다"면서 "잘 살게 해준다던 대통령이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 방관만 할 것인가, 내 형제가 죽었대도 이럴 수 있나. 이 억울함을 꼭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 폭력에 의해 포항지역건설노조 조합원 가족이 유산한 사건과 관련,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합원 가족 유산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은 여성단체들과 연계해 공동 대책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공대위는 농성장을 설치하고 곧바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단은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포함해 공대위 소속단체 대표자 10여 명이며 공대위,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노동사회단체 등이 결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