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외부의 ‘쓴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미FTA 졸속협상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천정배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가 체결되면 서민과 중산층의 삶에 큰 고통 주고, 지금 중단하지 않는다면 그 고통과 국민적 갈등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며 “‘한미FTA 졸속협상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단상의 헛폼이 아닌 현장에서 행동으로“
이에 앞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한 인터넷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미 FTA가 졸속적이고, 파괴적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타결이 임박한 지금 정치지도자가 서야 할 곳은 근엄한 단상이 아니다”며 “단상의 헛폼이 아니라 현장에서 행동으로 확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심상정 의원은 “일각에서는 한미FTA에 대한 여권 정치지도자들의 태도가 진정성보다는 대선에서 차별화 카드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하지만, 나는 세간의 해석은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다”며 “김근태, 천정배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을 한미FTA 반대 행진의 맨 앞에 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최근 한미FTA 반대 여론을 선도하고 있는 구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김근태, 천정배 의원을 직접 겨냥한 바 있다.
천정배, “한미FTA 협상, 잘해도 손해이고 못하면 더 큰 손해”
천정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FTA는 세계화와 개방화시대에 우리의 발전전략의 하나로 추진할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협상 상황을 보면 우리는 내주기만 하고 얻은 것은 없고, 우리 협상단의 능력에 비추어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협상을 통해 물길을 돌릴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FTA 협상 내용 중 무역구제, 자동차, 섬유분야 등을 언급하며 “일방적인 퍼주기로 끝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천정배 의원은 구체적으로 ‘투자자-국가 중재 제도’를 언급하며 “미국의 투자자는 물론이고 투기꾼에게까지 입법, 사법, 행정 전반에 걸쳐 국권을 내줄 위험이 있다”며 “우리 정부의 공공정책권이 심각하게 제약당해 서민을 위한 양극화 해소나 복지 정책 등도 우리 정부의 뜻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국가 중재 제도’의 초안을 한국정부가 먼저 미국에게 제시한 점을 지적하며 “우리 목을 겨눌 창을 우리 손으로 상대방에게 쥐어준 꼴”이라며 “이처럼 무능력한 협상단에게 우리 국가의 장래를 맡길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까지 밝혀진 협상내용을 종합해볼 때 잘해도 손해이고 못하면 더 큰 손해로 끝날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며 “협상을 중단하고 지금까지 결과를 따져본 후, 더 철저한 준비와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차기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만이 국익과 민생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천정배, 진정성 갖으려면 민주노동당 국정조사 제안 받아들여야”
천정배 의원의 ‘실천투쟁’의 배경이 무엇이든, 민주노동당으로서는 한미FTA 반대 투쟁에서 큰 우군을 얻은 셈이다. 물론 그 ‘반대’의 내용과 수준은 좀 더 지켜볼 노릇이다. 그간 한미FTA 저지를 위한 투쟁과정에서 별다른 정치적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상황도 반전시키고, 발언력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천정배 의원의 단식농성 소식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이미 지난 23일 전국언론노조가 주최한 ‘한미FTA 저지 총력 결의대회’에서 구여권 대선주자들에게 한미FTA 반대 단식농성을 제안한 바 있다.
노회찬 의원은 특히 “한미FTA에 반대하는 유력 대선주자들과 의원들의 단식농성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뒤 “천 의원의 단식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국정조사까지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하며 천 의원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 같은 노회찬 의원의 발언은 한미FTA를 둘러싼 구여권의 균열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도정당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한미FTA 반대를 외쳐온 민주노동당에게는 한미FTA를 둘러싸고 일고 있는 구여권의 균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기회를 살려 구여권 인사들을 ‘한미FTA 반대’로 견인해 내는 한편, 이를 통해 제도정치 공간 안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다질 호기이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과 한미FTA에 대해 이제 막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민생정치모임 등 구여권 내 세력들이 어떤 식으로 연대를 전개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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