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7시 30분에 개최된 긴급 산별대표자회의에서 민주노총은 '한미FTA협상 무효 및 허세욱 동지 분신 대책위원회'를 긴급히 구성하고 이석행 위원장이 대책위원장을, 이용식 사무총장이 집행위원장을 맡는 한편 각 산별 연맹 사무처장들이 집행위원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허세욱 대책위의 이후 활동 방향과 투쟁 계획은 이날 오후 5시에 긴급 소집된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제주도 지역에서 현장대장정 2주차를 맞이하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1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하던 중 비행기 안에서 허세욱 조합원의 분신 소식을 듣고 현장대장정 일정을 일주일간만 잠정 순연하는 결정을 내렸다.
▲ 허세욱 조합원이 입원해 있는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는 2일 낮 12시 민주노총 상근간부 결의대회가 열렸다. |
한강성심병원 앞 중앙상근자 결의대회 개최
한편 오늘 오전에 개최된 산별대표자회의의 결정사항대로 허세욱 조합원이 입원해 있는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낮 12시에 '한미FTA 저지와 허세욱 동지 쾌유를 기원하는 중앙상근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150여 명의 상근 간부들이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석행 위원장은 "마음이 너무나 아프고 괴롭다"면서 "엄중한 상황이므로 현장대장정을 일주일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러분에게 총파업을 요구하지는 않겠다. 다만 30만 명의 수도권 조합원들 중 다만 3천 명이라도 나와서 촛불을 들자, 그것이 허세욱 동지를 살리는 길이다"라고 호소했다.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도 발언에 나서서 "간호사 출신으로서 3도 화상의 고통이 너무나 어렵고 견디기 힘든 시간일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동안 범국본의 일정에 이끌려 민주노총이 주체적으로 투쟁하지 못한 점을 철저히 반성하고 이제부터 제대로 된 싸움을 해 보자"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 앞에 모인 이들은 사회를 본 양태조 민주노총 조직실장이 제안한 대로 "허세욱 동지, 걱정마십시오. 남은 투쟁은 우리가 하겠습니다. 동지는 반드시 살아나셔야 합니다. 살아서 민주노총과 함께 끝까지 투쟁합시다"라고 입을 모아 외친 뒤 12시 50분경 해산했다.
오후 5시 긴급 중집회의에서 구체 투쟁계획 논의
민주노총은 아울러 이날 새벽에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퍼주기 협상 체결에 급급한 정부는 허세욱 조합원의 분신에 책임지고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허세욱 조합원이 분신까지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사태의 엄중성과 심각성을 지금이라도 직시하고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온 몸을 불살라 절규하는 허세욱 조합원의 희생을 목도하고도 기필코 정부가 협상중단의 외침을 무시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운수노조도 "철도본부 화물연대 등 전 조직을 총동원하여 강력한 응징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하는 한편 긴급 중앙 임원 회의를 소집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운수노조 택시본부도 허세욱 조합원의 유서와 각급 단위 성명서를 지역본부 및 지부 현장에 배포하고 게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