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법 홍보 부채? 해고 부채질!

이상수 장관, “비정규법이 차별해고, 고용안정 기여 확신”

떡 자르고, 부채도 나눠주고

비정규법이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비정규법 시행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차별해소를 확신한다”라고 말했지만, 비정규법으로 집단해고를 당한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늘(2일)도 홈에버 상암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기념식에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박해춘 우리은행장, 마호웅 우리은행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비정규법 시행 둘째 날인 2일, 우리은행 종로점에서는 비정규법 시행 기념식이 열렸다. 노동부는 기념식 장소를 우리은행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우리은행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박해춘 우리은행장, 마호웅 우리은행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공식통계로만 해도 500만 명 이상의 비정규직이 차별을 받고 있으며, 우리는 이들의 고용안정과 차별해소를 위해 이 법을 만들었다”라고 밝히고, “이 법을 통해 비정규직의 차별이 해소되고 고용안정에 기여할 것이라 분명히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인사말 이후에는 ‘비정규보호법 시행’이라고 적힌 떡을 썰었다. 이후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지하철로 가서 비정규법을 홍보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부채를 나눠주기도 했다.

  노동부는 비정규법 시행 기념식을 열고 떡을 써는 행사를 열었다.

이 시간에도 청주대에서, 광주시청에서, 코스콤에서, 홈에버에서, 뉴코아에서, 농협에서, 학교에서, 송파구청에서, 구로선경오피스텔에서, 롯데호텔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미 난 결론
비정규직 무한 확대, 차별시정은 피하면 그만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비정규직을 보호할 것”을 의심치 않는 비정규법은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 개정안 △노동위원회법 중 개정안을 포함하며, 작년 11월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 법이 통과된 이후 비정규직 2년 고용 후 정규직화와 차별시정을 피하기 위해 사업주들은 그동안 고용하고 있던 비정규직의 계약을 해지해 해고하거나 정규직화라는 명목으로 직군을 분리하는 분리직군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량 해고에 내몰렸으며, 분리직군이라는 틀 속에 갖혀 차별시정은커녕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위험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지하철에서 부채를 나눠주며 비정규법을 홍보했다.

이런 위험은 비정규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부터 예상되었던 바다.

작년 3월 공개된 노동부 용역자료 ‘비정규 보호 입법의 시행 효과’라는 보고서는 “법 시행에 따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효과는 0.12% 증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임금 불평등도 5%에서 5.8% 개선되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이 용역자료를 숨겨오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다. 노동부도 비정규법이 아무런 효과를 가지지 못함을 알고 있지만, 이 순간에도 이를 숨기고 그저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이라고 앵무새처럼 떠들고 있다.

경총을 비롯한 경영계는 이미 비정규법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놓기도 했다.

지난 5월 경총이 밝힌 ‘비정규인력의 합리적 활용과 법적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는 차별시정을 피해가기 위해서 △비교대상 업무가 없는 경우 차별금지원칙 적용되지 않음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활용에 있어 ‘유사업무’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를 명확히 구분할 것 △불합리한 경우에만 차별금지규정이 적용되므로 차별의 합리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 구비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심지어 “비정규인력이 담당하는 업무를 도급화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이 경우 비정규법 적용으로 나타날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노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경영계의 비정규법 피하기 변칙수단인 분리직군제를 “약간의 변칙수단”이라며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물론이며, 기념식도 우리은행에서 열면서 경영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비정규직 만든 비정규법

비정규법의 효과는 차별시정 불가능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달 12일 통과된 비정규법 시행령에서는 ‘기간제 예외조항’을 두어서 2년 후 정규직화 하지 않아도 되는 기간제 노동자들을 잔뜩 만들었다. 파견대상업무는 기존 138개 업무에서 59개를 확대해 197개가 되었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비정규법이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비정규직을 시행령에서 잔뜩 만들었다는 것은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노동사회단체는 비정규법이 시행되기 전날인 30일, “노동권은 죽었다”라고 선언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폐기하라”고 외치고 있는 비정규법이 비정규직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이미 결론은 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