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농성장, 출입문 용접으로 봉쇄

홈에버 농성장에서는 강제연행까지, 의료진 “폐쇄로 조합원 건강악화”

뉴코아노조, “농성장을 지하감옥으로”

뉴코아노조의 킴스클럽 강남점 점거농성 8일째, 이랜드일반노조의 홈에버 상암점 점거농성 16일째를 맞은 가운데 경찰과 사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이 과도하게 출입구를 봉쇄해 매일 밤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기자는 물론 의료진이 농성장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방해하고 있어 앞으로 인권 침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홈에버 상암점, 경찰은 출입구로부터 시작해 전경버스를 이용해 몇 겹으로 봉쇄했다./이정원 기자

뉴코아노조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킴스클럽 강남점에서는 사측에서 지하 1층 농성장으로 통하는 입구를 봉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코아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12일 경부터 출입구에 방화벽을 내리고 방화벽이 갈라지는 틈을 용접을 해 완전히 봉쇄해 버렸다. 이에 뉴코아노조는 “농성장을 지하 감옥으로 만들어 버렸다”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뉴코아노조는 “현재 상황에서 자칫 무리하게 대규모 공권력 투입을 하거나 회사에서 고용한 용역이 난입한다면 엄청난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안전을 위해 봉쇄를 철회하고 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뉴코아 사측은 쇠봉을 이용해 농성장으로 통하는 출입구를 용접, 봉쇄했다. [출처: 뉴코아노조]

  사측이 쇠사슬을 이용해 봉쇄한 출입구 [출처: 뉴코아노조]

점거농성 8일째 뉴코아노조는 지부장 삭발투쟁을 진행하는 등 투쟁수위를 한 층 더 높여가고 있다.

홈에버 농성장, 경찰들 가족과의 만남도 막아

한편, 점거농성 16일째를 맞고 있는 홈에버 상암점에서는 13일, 농성장 밖에서 농성 지지 집회를 열고 해산하는 집회 참가자들을 무자비로 연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6명이 연행되었다.

또한 14일에는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들의 가족이 농성장 주변에 모여 문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 농성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경찰에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농성장 2층에 있는 작은 창문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14일 홈에버 상암점, 농성장을 찾은 가족들을 경찰의 봉쇄로 직접 만나지 못한 조합원들은 작은 창문을 통해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이정원 기자

가족들은 “비정규직 철폐하라”, “경찰은 물러가라”를 외쳤으며, 한 목소리로 “사랑해요”를 외쳤다.

  창문 사이로 보이는 가족들/이정원 기자

  아들 얼굴을 보러 온 어머니는 촛불에 그리움을 담았다./이정원 기자

  가족들은 "사랑해요"를 외치며 인사를 건냈다./이정원 기자

선전전 하던 조합원, 용역이 밀쳐 병원에 실려가

홈에버 상암점에서도 경찰과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의 폭력이 이어졌다.

홈에버 상암점 농성장 안에는 경찰이 출입구를 봉쇄해 조합원들은 출입을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용역직원들은 새벽이면 농성장 근처를 서성이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경찰은 “불법행위를 중단하라”는 방송을 해가며 농성 참가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15일, 오전 각 점포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던 조합원들에게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폭력을 행사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전비연)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경, 홈에버 면목점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려던 여성 조합원이 용역직원에게 밀려 바닥에 쓰러졌다. 이 조합원은 녹색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에 대해 전비연은 “점포에서 선전전을 하며 노조 파업의 정당성을 얘기하는 것은 헌법과 노동관계법이 분명하게 규정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며 “어떤 사유로도 가로막힐 수 없고 방해받을 경우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며 폭력행위가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죄까지 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농성장 안 조합원들은 "끝까지 싸우겠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이정원 기자

의료진, “조합원들 심리적 불안 겪고 있어”

이렇게 농성장에서 경찰과 용역직원들의 폭력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부당하고 부도덕하며 인륜과 천륜마저 저버리는 노무현 정부의 지시를 당당하게 거부할 민주적이고 양심적인 경찰관은 없는 것인가”라며 “우리는 공권력과 경찰의 협박과 불법행위에도 비정규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 쟁취 없이 파업투쟁과 농성을 중단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홈에버 상암점 농성장에서 건강상태를 검사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많은 조합원들이 근골격계 질환과 방광 쪽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동안의 노동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하고, “경찰과 용역의 봉쇄가 진행되면서 많은 조합원들이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다”라고 조합원들의 상태를 진단했다. 그리고 “농성장 폐쇄가 오래 지속되면 몸 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