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폭염 속 홈에버 구매투쟁...경찰과 몸싸움

민주노총 울산본부 "상근인력 50% 휴가반납하고 매일 매장 봉쇄하겠다"

30도가 넘는 폭염도 홈에버 울산분회와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지 못했다.

27일 오후 3시 홈에버 울산점 앞에서 이랜드 조합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 엄호하기 위해 300여명의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홈에버 울산점 앞 지역 연대집회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윤장혁 사무처장의 사회로 열린 이 날 대회에서 하부영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장은 “다음주부터 대부분의 사업장이 하기휴가에 들어가지만 이랜드투쟁을 멈출 수는 없다. 우리 조합원들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어제 87년 기념식 하는 일산해수욕장에서 지역본부 운영위원 간담회를 열어 상근간부 50%가 휴가를 반납하고 이 투쟁에 결합하기로 했다. 운영위 간담회 결정사항이 지켜질 수 있도록 동지들의 관심을 바란다”면서 “우리는 매일 저녁 7시 홈에버 앞에 모일 것이니 멀리 가지 않는 동지들은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홈에버 투쟁을 이끌어 가고 있는 김학근 분회장은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사대들의 폭력 상황을 전하면서 “박성수가 이제 위기의식을 느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 우리들의 투쟁이 더 강고해지고 오늘 날씨만큼이나 뜨거워질 때 우리들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지역동지들의 연대투쟁에 거듭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곧이어 문화활동가 유미희, 공공연맹 김진아씨의 공연이 이어졌고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했던 울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대표로 이주노동자지원센터 최상범 상담실장이 발언했다.

최상범 실장은 “이랜드는 노동부의 시정조치도 무시하고 단협을 파기하면서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 했다. 일련의 모든 책임은 이랜드 박성수 회장에게 있으나 그는 지금 교섭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되도 않는 가처분 신청을 하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결국 권력의 그늘 밑에 있으면서 수 많은 노동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있다”고 규탄했다.

언제나 홈에버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 춤추는 도깨비 '무리'의 춤이 진행되는 동안 "오늘은 더위가 심하니 바깥활동을 자제하라"는 재난방송 메시지가 떴으나 홈에버 노동자들과 집회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투쟁 승리를 다짐했다.

연대사에 나선 김광식 민주노동당울산시당위원장은 “민주노동당 당직자 전원이 휴가를 반납했다”며 "홈에버 불매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 지역주민들을 조직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치고 실천투쟁으로 ‘생수 한병 사기’에 들어갔다. 홈에버 사측은 셔터문을 내리고 경찰병력을 앞세운 채 채증 사진찍기에 바빴다. 분노한 노동자들이 셔터문을 들어 올리자 힘없이 올라간 버렸다. 그러나 장바구니가 바리케트가 되어 노동자들의 발길을 막았다. 심한 몸싸움과 고함소리들이 뒤엉켰고 30여분 동안 경찰병력과 집회 참가자들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저녁 7~10시 투쟁문화제 열어

저녁 문화제는 공연과 먹을거리 나누기로 진행됐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교육위원들이 빵과 음료수를, 또 다른 참가자가 수박을, 전교조울산지부 조합원들은 막걸리를 준비하고 울산여성행동에서는 부추전을 준비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장조직 활동가들은 지지 현수막과 투쟁지원금을 홈에버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홈에버 조합원들은 시원한 냉커피를 준비해 왔다.


참가자들은 먹을거리를 나누면서 대구에서 노래와 춤으로 투쟁을 지원하기위해 달려온 ‘좋은 친구들’의 공연에 함께 했다. ‘좋은 친구들’은 지역본부에서 준비한 소정의 공연비도 투쟁지원금으로 냈다.


[25일 상황]

25일 오후 4시 30분부터 매장 안 파업이 시작됐다. 이때 입점업주들이 조합원 집회 장소에 대형TV와 음향시스템을 설치하고 음악과 영상을 틀었다.

조합원들은 2층 로비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입점업주들은 "왜 여기서 집회하냐?" "1층 가서 해라" "나가라"며 항의했다.

입점업주들과 홈에버 관리자들이 조합원을 제외한 집회 참석자들을 끌어내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매장 안에 남아 있던 조합원들은 파업집회를 마무리하고 오후 7시로 예정된 투쟁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매장 밖으로 나왔다.

투쟁문화제는 민주노총울산본부 하부영 본부장의 대회사와 울산연합 최현오 의장의 발언, 문화센터 결의 모듬북 공연과 노래하는 노동자 지민주의 노래공연으로 이어졌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울산지부 회원들이 격려사와 노래, 투쟁지원금까지 전달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 긴급운영위원 간담회, 휴가기간 홈에버 투쟁 지원방안 결의

26일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린 '87년노동자대투쟁 20주년 기념식' 도중 민주노총울산본부 운영위원들은 긴급 간담회를 열어 휴가기간 홈에버 투쟁일정을 확정했다.

7월 30~31일은 전면파업을 겸한 휴가로 정했고 8월 1일 이랜드 조합원과 함께 하는 단합대회를 열기로 했다.

27일에는 오후 3시 전국동시다발 집회와 구매투쟁을 벌이고 오후 7시 투쟁문화제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투쟁문화제는 29일까지 매일 계속하기로 했다.

또 8월 2일 이후 매일 오후 7시 투쟁문화제를 갖고 매장 봉쇄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휴가기간 동안 가맹, 산하 조직 상근 인력의 50%를 유지하기로 하고 매일 저녁 7시 투쟁문화제를 개최, 매출 0 투쟁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편 8월 2일에는 홈에버 울산점과 중구 성남동과 남구 삼산동의 뉴코아아울렛을 중심으로 시민선전전을 벌이고 매일 2개 뉴코아 매장에 대한 노동.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의 1인시위를 계속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를 만든 이랜드그룹 규탄 불매운동과 매출제로 투쟁은 박성수 회장이 해고와 외주화를 철회하고 회개하여 사화할 때까지 계속된다"고 밝혔다. (조이영자 현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