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기자들이 추천하는 명절 보내기 비법!

미술관, 재래시장 가보기부터 방바닥 긁으며 TV보기까지

올 해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다. 이 긴 명절연휴를 보내는 비법. 참세상 기자들이 전수한다. 사실 모아놓고 보니까 별다를 건 없지만 기자들이 며칠을 고민하며 만들어낸 비법이니 넓은 마음으로 살짝 따라해보는 것이 어떨까. 자! 참세상 기자들의 비법 속으로 GO GO! GO GO!

[왠지 낭만적인 웹마스터 지희의 추천]
미술관 관람으로 명절의 시끌벅적 모드 탈출하기


애당초 유용하게 지내긴 불가능한 추석 연휴, 간간히 비는 시간엔 근처 미술관에서 눈때 벗김이 어떠실런지?

  IDENTITY CRISIS, 2D Drawing Animation, 4 minutes 40 seconds, 2005 [출처: 일민미술관의 [전영찬 애니메이션전 'Inside Out']]

사진 전시로 유명한 대림미술관의 [위대한 서커스展]부터 은근히 애니메이션 전시를 많이 하는 일민미술관의 [전영찬 애니메이션전 'Inside Out'], 그리고 너무나 돈 냄새가 나 기분 살짝 나쁜 서울시립미술관의 [빛의 화가 모네전]까지...

물론 나서기 전엔 관람일과 시간을 먼저 체크하는 센스~!

[원래도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라은영 기자의 추천]
번개 때리기


모두가 고향으로 떠나버린 한적한 서울 거리를 활보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고속도로만 피한다면 한적한 서울거리는 자전거 타고 달리기에도 고고 싱싱! 교통 경찰만 피할 수 있다면 동, 서 여의도에는 차량이 없어 인라인 타기에도 제격!원효대교 다리밑 처럼 여의도 유람선 선착장 근처에서 커피믹스 한잔의 여유도! 그리고 밝은 낮에 만나는 어색함을 무릅쓰고 번개 모임을 갖는 바람직함까지~

물론 그러다 마음 맞으면 2,3차 달리는 것도 긴 연휴 앞두고 뭐가 두렵겠습니까 ^^

[무슨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는 안창영 영상기자의 추천]
연결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은근히 이어지는 비법


1. 객지에 뿔뿔이 흩어져 살던 동지들을 규합해 밤새워 한잔하며 끈끈한 동지애를 확인한다.

2. 소수 정예 멤버를 규합해 텐트를 싸들고 가까운 산이나 유원지에 가서 1박하며 친목을 다진다.

3. 소수 정예 선수를 끌어모아 고돌이 한판 땡기며 우의를 돈독히 한다.

4. 그동안 못 봤던 영화들 몰아서 보고 뒷풀이 자리에서 자근자근 영화를 씹는 재미를 만끽한다.

5 집밖으로 두문불출하고 하루종일 퍼질러 자다가 일어나서 뭐좀 집어 먹고 tv 좀 시청해 주시다가 또 자고, 또 일어나면 또 뭐좀 집어 먹고를 반복한다.

#주의사항 : 거울을 보지 않는다. 잠이 확 깨는 수가 있음

[TV를 보기위해 잠을 줄인다는 이꽃맘 기자의 추천]
방바닥에 엉덩이 딱 붙이고 TV랑 추석보내기


할 일도 없고, 추석 때 받을 스트레스에 '방콕'을 선택한 독자들을 위한 추석 TV편성표를 완전 정복! 일단 TV편성표를 뽑아 벽에 붙인 다음 라면에 계란 동동 띄워 김치와의 완벽한 궁합을 맞춰 준다면 금상첨화! 자~ 이제부터 시작한다.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이 없을 독자들을 위해 공중파를 중심으로~

추석 TV편성표에 양념처럼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올해는 뭐가 있을까. 평소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빼놓지 말고 봐야할 TV다큐, '특집다큐멘터리 자연산'이다. 20,30년 전 만 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횟 감들이 사라진 이유. 서해 어장을 따라 풍성했던 자연산이 사라진 이유를 살펴본다고 한다. 거참 군침이 잔뜩 흐를 것 같다. MBC 24, 25일 오전 8시 30분 방영. 이 외에도 먹거리를 다룬 '문정성시의 비밀-사계절 우리의 참맛'이 23일, SBS에서 낮 12시 10분에. 24일 오전 7시 30분에는 '사하린 고사리 빠빠로닉'이 방영된다.

추석 TV편성표에서 빠질수 없는 것이 영화일 것이다. 영화관에서 볼 기회를 놓쳤거나 영화관에서 보기에는 조금 아깝고, 대여점까지 걸어가기가 귀찮다면 TV에서 만나보자. 작년 유명했다는 영화가 찾아간다. 한국영화는 반미논쟁에 휩싸였던 '괴물'이 26일 저녁 9시 30분 KBS2 에서, 과학문명이 놓치고 간 것들을 약간의 액션과 함께 보여주는 '아일랜드'가 22일 저녁 9시 50분. 이것 말고도 '천하장사 마돈나', '삼거리 극장', '거룩한 계보'등을 적극 추천. 또 KBS1에서는 추석특집으로 독립영화관을 부활시킨다. 23일부터 25일까지 밤 12시, 조용히 맥주 한 캔 잡고 독립영화를 만나보자.

이 외에도 추석 때 피할 수 없는 스페셜들. 그동안 투쟁하느라 좋아하는 드라마를 놓쳤다면, 추석이 기회다. 만약 케이블이나 위성채널을 볼 수 있다면 외국드라마 전편을 하루에 볼 수 있는 스폐셜 DAY를 찾아보자! 이것들 다 보려면 추석이 짧다.

[만사가 귀찮지만 먹을 때는 일등! 최은정 영상기자의 추천]

명절 때 뭔가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만큼 의미 없는 일은 없다. 머리가 깨고 몇 번의 명절을 넘긴 후에야 깨달은 사실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부쳐야 할 전이 뚝딱 생기거나, 어머니의 명절 잔소리가 줄어들거나, 식상한 명절특집TV프로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명절 보내기가 아닐까. 너무 자포자기라고? 무슨 소리! 어머니의 실수로 장만할 음식 가짓수가 줄었을 때, 보고는 싶었으나 돈 주고 보긴 아까웠던 영화를 TV에서 해줄 때 등등. 소소한 기쁨이 도처에 널려 있으니 나름 보람 있는 명절 보내기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은근히 멋있는 김용욱 피플파워 PD의 추천]
혼자서 명승지 답사하기


시골가서 뭘하면 좋을까. 항상 이런 고민이 명절만 되면 치고 들어온다. 하긴 어느 누가 스트레스 안받겠나. 내 나이 스물하고도 열여섯. 무려 스물 열살 되던 해부터 명절만 되면 돈 벌기와 결혼 압박받는 일이 싫어져 집을 등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명절날 집에 안가면 패륜 취급을 받다보니 할 수 없이 고향집에 갔으나 10년 넘는 타향(서울) 살이에 친구도 끊기고 무료하기만 하였더라. 그리하여 나는 명절만 되면 어려서 살던 고향 주변의 명승지와 산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명절때 산과 명승지를 찾아다니면 좋은 점이 딱 하나 있다.(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밖에 없다) 아주 한적하다는 것이다. 산도 좋고 물도 좋고 조용하기까지 하니 일상에 찌든 몸뚱이를 쉬면서 사색할 수 있어서 좋다.

버스 터미널만 아니면 서울조차도 명절은 조용하지 아니한가. 세상이 조용한 것은 노동자들이 쉬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평소에 서울에서 그런 곳을 갈려고 하면 차비만 해도 보통 왕복 6만원에, 바쁜 시간을 내야하는 등 쉽지 않은 걸음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왕 간김에 찾아가 보는 걸음은 그닥 부담이 없다.

처음 찾은 곳은 3년 여 쯤 설날 선운산과 선운사를 찾은 것이었다. 내 고향이 전남 영광에서 가까운 곳이었고 영광에서 그닥 멀지 않은 곳에 선운사가 있는 것을 알고 찾아갔던 것이다.(그러나 운전면허도 없는 내가 대중교통을 타고 찾아가는 일이 쉽지는 않더라) 상사화 핀 길을 걸어 선운사에 도달하면 그 한적함에 온몸에 찌들었던 일상의 괴로움을 털기에 참 좋았다.

어느 해는 담양 고서에 있는 우리나라 정자 문확의 진수인 소쇄원과 식영정을 들러 사진도 실컷 찍고 저무는 석양의 식영정에 앉아 흘러가는 시간을 마주하기도 했더라.(부모님은 광주에 계신다)

  나주 영산포

어느해 설엔 이제 더는 웅성거리지 않는 나주 영산포에 들려 홍어 파는 곳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의 나주는 시골가는 길에 항상 지나는 길이었지만 처음 발길을 머물러 보았다. 곳곳에 홍어를 팔고 홍어를 삭히고 그러면서도 명절의 한적함이 좋았던 나주행이었다.

역시 가장 좋은 것은 한적함이리라. 그 한적함과 계절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이유는 설과 추석이 주는 계절의 극치와 휴일이 주는 넉넉함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요즘은 누구나 디카 하나씩 가지고 있으니 이런 때, 이런 곳에 가서 사진 찍는 재미 역시 쏠쏠하기만 하다. 사진 찍히는 사람들의 마음도 풍성하기 때문이리라.

일상을 벗어나 어딘가 다녀왔다는 흔적을 남겨도 좋고 안남겨도 좋고...

전국팔도에 엥간한 유적지는 하나씩 있고 그런 곳의 명절은 한적할 수 밖에 없으니
삶의 찌든 때 잠깐 씻고 오면 좋으리라. 단 유의할 점은 행선지를 잘못 골랐다가는 차 막히는 수 가 있긴 하다.

[뭐든지 열심이지만 음.. 이윤원 기자의 추천]
재래시장 둘러보기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 5일 연휴의 무중력상태에 입성할 기쁨으로 들뜬 당신. 친척들에게 준비해놓은 안부 멘트도 다 떨어지고 비슷비슷한 TV프로도 질리고 느끼한 명절음식도 물릴 때쯤, 당신은 지쳐 포기하는 심정으로 ‘차라리 일하는 게 낫겠다’는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밖으로 나가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 밀려 점점 허물어지는 모습이지만, 아직 재래시장은 우리 주변 곳곳에 남아있다. 장사꾼 구경, 물건 구경, 사람 구경에 군것질하는 재미까지 꿩먹고 알먹어보자. 엄마심부름도 해결하고 재래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며 님도보고 뽕도따보자.

마지막으로 [엉뚱녀 조수빈 기자의 추석인사]

저 바닥에 누워~

저 바닥에 누워~외로운(?) 집새될까~백조의 깊은 속을 엄마는 알까~딥디리 딥딥 디비디비딥~

설마 그냥 TV만 볼라구요. 설마 그냥 누워만 있을라구요. 지난 여름 휴가가 짧은 관계로 못 다푼 피로를 풀면서 민중언론의 의미와 평가, 편집국 운영안과 남자와 소통하는 법, 거시적으로는 도대체 이놈의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등등등 그간 못했던 고민도 정리해보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렵니다. 이게 다 놈현 때문 아니겠어요?? 재충전된 육체와 정신으로 으샤으샤! 추석 후 더욱 새로워진 '참세상'을 찾아와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모두모두 메리추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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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 명절 , 추석 , 재충전 , 재래시장 , 미술관 , 번개 , 고도리 , 영산포 , 나주 , 방바닥 , 연휴 , 비법 , 메리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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