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투쟁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지만 모든 투쟁이 알려져 있진 않다. 지역에선 잘 알려져 있더라도 '언론'이건 '사회적 연대'건 서울에 더 많이 집중돼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울 듯. 참세상 독자라면, 낯선 도시에 갔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동가요에 귀를 쫑긋하거나 버스 차창 밖으로 휙 지나가는 투쟁 문구가 쓰인 현수막에 궁금증을 키운 경험이 있을 법하다.

추석 연휴에도 임단협이 타결 안돼 전전긍긍하거나, 노조사무실 한켠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수배자 신세이거나, 천막농성장에서 침탈 위협에 대비하거나 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물리적 거리, 혹은 기자의 부족함으로 '덜 알려진' 지역의 투쟁사업장을 거칠게나마 소개하는 것은 명절에 이 부근을 발걸음할 때 '지지방문'까진 아니더라도 떠올릴 수 있게 되길 바람이다.


인천 부평구청 비정규직 복직투쟁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 여기저기서 문제다. 부평구청에서 일하다 해고된 25명의 일용직 노동자들은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지역본부 부평구지부, 인천지역노조 등과 함께 비정규직 고용 보장을 촉구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지역 사회단체들도 부평구청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부평구청장을 면담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천 부평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 노조탄압
노조탄압으로 악명높은 지엠대우자동차. 인천 부평공장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설립되자마자 노조 활동을 방해하고 출퇴근 선전전에 노무팀을 동원한 폭력을 휘둘렀다. 비정규직노조 지도부를 발빠르게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벌써 사무장을 해고했다. 2001년 대량해고를 복직과 '노사상생'으로 선전하며 이미지 회복에 나섰지만 뒤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탄압은 상상을 초월한다.

건설노조 강원건설기계지부 삼척지회 총파업
삼척 지역 덤프노동자들은 '운송비 현실화'를 요구하며 지난 10일 파업에 들어갔다. 현재 삼척시의 표토제거와 토사운반공사의 운반비는 28만 원으로 건교부 권고비용인 35만 원에 크게 못미쳐 이 지역 덤프 노동자의 절반 가량이 신용불량자 신세다. 중간 이익은 (주)쌍용자원개발의 하도급 업체들이 다 챙기고, 정작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는 고질적인 문제다.

강원 춘천 공공노조 인성병원분회 부당해고 철회투쟁
개원 50년, 강원지역의 대표적 병원인 인성병원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착취와 노동탄압이 벌어지고 있다. 인성병원분회 조합원들은 부당노동행위 근절과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인시위와 선전전을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중이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 매각 특단협 요구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에서도 노동자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3년 녹십자에 매각됐다가 경영이 악화돼 다시 올해 7월에 재매각될 처지. 노조는 매각에 따른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충남지역일반노조 온양그랜드호텔지부 노조탄압 저지투쟁
지역의 장기투쟁사업장인 온양그랜드호텔지부. 고질적인 저임금에 노조활동 방해, 감시와 탄압, 비정규직 확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조합원들이 설치한 농성 천막을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강제로 철거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광주시청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투쟁
200여 일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고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해 왔다. 나이든 여성 노동자들은 광주시청 공무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면서도 단식과 7보1배, 노숙농성 등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광주 지역에서도 이들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남 광양항 운송하역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투쟁
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는 '21세기 동북아 물류중심'이라는 광양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광양항 운송하역 노동자들은 월 평균 연장근로 4백 시간에 기본급 55만 원이라는 초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 있다. '광양항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열어 광양시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기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민주노총 대구지역일반노조 정안농산지회
김치 제조업체인 정안농산은 노동조합 와해를 위해 올해 1월 위장폐업을 하고 조합원 전원인 56명을 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지방노동청이 20일 정안농산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본부 복음병원 체불임금 청산 투쟁
일상적인 임금체불에 시달려 오던 복음병원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에 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올해 또 3개월의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수익감소를 우려해 환자를 위장 전과시키거나 간호사 성추행, 간병사비 미지급 등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악질사용주 처벌과 불법의료 중단' 투쟁도 벌이고 있다. 복음병원 노동자들은 지난 8월 30일 병원 로비 농성에 들어갔다.

대구일반노조 마니커지회 민주노조 사수투쟁
닭고기로 유명한 '마니커' 영남사업본부의 노동자들이 대구일반노조에 가입하고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가 있으면 회사가 망한다"는 회사의 회유와 협박으로 조합원들이 대량 탈퇴해 민주노조를 힘겹게 지키고 있다. 마니커지회는 노조간부에게 내려진 2개월 정직이라는 징계에 항의하며 대구 마니커 앞에서 1인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부산 수영구청 정문 앞 부산지역일반노조 해고자 복직투쟁
부산시 수영구청 정문 앞에서는 지자체의 해고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노숙농성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분뇨를 다루는 정화노동자들은 지자체가 이 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한 것에 반대하며 지자체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일반노조는 이후 수영구청장에 대한 주민소환운동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농협노조 부산본부 노조탄압 저지투쟁
전국농협노조 부산본부는 농협 조합장들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며 파업에 돌입해 있다. 노동조합을 아예 부정하는 부산 농협에 더해 농협중앙회도 나서서 노조탄압 사례교육을 실시하는 등 노사관계 파행에 일조해 전국농협노조 차원의 투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남 진주 현대환경 비정규직 투쟁
현대환경은 진주시에서 쓰레기 위탁 용역을 받아 쓰레기를 수집, 운반하는 업체로 올해 임단협이 7개월째 진행되고 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 현대환경 미화원의 임금은 진주시에 직접고용돼 있는 환경미화원의 절반 수준에다 휴일과 국경일에도 일을 해야 한다. 경남일반노조는 진주시와 청소업체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여는 한편 국회 국정감사에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경남 창원대학교 비정규직 투쟁
공공서비스노조 창원대분회는 노동조합에 대한 출입금지가처분 신청과 불법 대체인력 투입 등을 규탄하며 투쟁 중이다. 창원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경비, 미화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15명이 계약해지돼 이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
얼마 전 '식칼테러'로 충격을 준 삼성SDI. 사내업체인 하이비트 조합원들은 울산시청 앞에서 한 달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 남구청은 추석 전에 농성장을 철거하겠다고 통보해 왔지만, 하이비트 조합원들은 추석연휴 기간에도 계속 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다.

울산연대노조 효정재활병원지부 해고자 복직투쟁
울주군에 위치한 효정재활병원 간병사들은 해고에 맞서 천막농성과 병원 로비농성 등을 벌이고 있다. 해고자 3명 중 2명은 이미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효정재활병원은 사회복지법인인 '동향원'이 운영하고 있지만 장애인 인권유린과 간병사 해고 등 파행적인 운영으로 '영리법인'과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