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대우차비정규직지회 천막농성 돌입

해고 조합원 35명 복직, 외주화 중단 등 요구

회사측의 외주화 시도와 고용불안, 극심한 노동조합 탄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가 30일 저녁부터 인천 부평 지엠대우자동차 서문 맞은편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30일 저녁 5시 30분부터 뉴코아이랜드노조, 인천지역일반노조 부평구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건설노조 인천지부 등 노동자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제를 열고 천막농성장을 설치했다.

지엠대우자동차는 지난 9월 비정규직 노조가 설립되자마자 외주화 등을 이유로 조합원 35명을 해고하고, 노조를 탈퇴하면 신규업체에 고용승계를 해주겠다며 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노조와의 단체교섭은 커녕 주요 간부들이 공장 안으로 발을 들이지조차 못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선전전이나 집회에 원하청 노무팀이 동원돼 폭력을 행사하는 등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황호인 지엠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은 27일 분신 사망한 인천 전기노동자 고 정해진 열사를 언급하며 "과거 1700여 명을 정리해고한 것도 모자라 수많은 흑자를 내면서도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지엠대우가 있듯, 지금 이 사회는 노동자의 목숨을 부르는 사회"라고 비판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인천 전기노동자인 민문기 건설노조 조합원은 "파업 131일차에 동료를 잃고 사흘 동안 밤낮을 새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업체들이 산업안전법을 위반하면서 불법을 저지르는걸 수없이 고발했는데도 정부에서 무시하고 방관하니까 그것땜에 (정해진이) 울분이 터졌는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민문기 조합원은 "뒤에서 소리가 나길래 뒤돌아봤는데 불길이 치솟고 있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반드시 이겨서 열사의 유언을 꼭 풀어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엠대우자동차 노무팀은 문화제와 천막농성장 설치 내내 건너편에서 이들을 경계하며 지켜봤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노무관리로 유명한 지엠대우자동차인만큼 천막농성장의 강제 철거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건설노조 인천 전기분과를 비롯해 지역 투쟁사업장들의 현황을 공유하며 노래 공연, 영상물 상영 등 문화제를 가진 지엠대우비정규직지회는 이후 천막농성장을 거점으로 삼아 투쟁을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대우 지엠대우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해고 조합원 복직, 외주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