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싸우는 노동자 김성환, 전태일노동상 선정

심사위원단, “국가 위에 존재하는 무소불위의 검은 손과 싸우는 정의로운 몸짓”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10년 째 싸우고 있는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한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 문제를 폭로해 세상이 시끄럽다. 이번 기회가 삼성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참세상 자료사진

삼성과 싸우는 또 한명의 사람이 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맞서 감옥에서도 싸우고 있는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 바로 그. 전태일기념사업회는 전태일 열사 37주기를 맞아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을 전태일노동상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태일노동상은 1988년부터 노동운동에 가장 모범적으로 전태일 정신을 계승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상하는 상이다. 전태일기념사업회는 김성환 위원장을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삼성은 단순한 재벌을 넘어서서 국가 위에 존재하며, 검찰과 정부기관을 주무르는 무소불위의 검은 손으로 이에 맞선 김성환 위원장의 투쟁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열어주는 정의로운 몸짓”이라고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전태일기념사업회, “시상에 그치지 않고 석방 촉구와 삼성 부패 고리 끊는 행동에 동참할 것

“삼성 노동자들이 자주적인 조직을 건설하는 날,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들과 지나간 내 삶에도 좀 더 의미가 생기지 않겠는가” - 참세상과의 인터뷰 中

김성환 위원장은 87년 노동자들이 ‘대’투쟁을 했을 당시 노동운동을 시작해 96년 삼성그룹 계열사인 이천전기(주)에서 노조 민주화 투쟁을 전개하다 해고되었다. 그 후 2002년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2003년 삼성일반노조 건설 등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깨기 위해 10년째 싸움을 하고 있다.

현재 김성환 위원장은 지난 2005년 2월, 삼성일반노조를 결성하고 삼성SDI의 위치추적 사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삼성에 고소되어 실형을 선고받고 3년 가까이 영등포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다.

김성환 위원장은 삼성의 노동자 탄압 사례를 묶어 ‘삼성재벌 무노조 탄압백서’를 낸 것에 이어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기도 했으며,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는 올해 2월 그를 국제적인 ‘양심수’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전태일기념사업회는 “김성환 위원장에게 상을 주는 것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청와대에 사면 요구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올해 엠네스티 양심수로 선정된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또한 삼성의 부패 고리를 끊는 행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원래 오는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진행되나 전태일기념사업회는 김성환 위원장이 수감 중인 것을 고려해 교도소를 직접 방문해 전태일 노동상의 상징인 ‘곧은목지 상’을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