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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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장소로 정해진 한국전력은, 전기공사를 발주받은 배전업체들에서 노동자 탄압과 불법행위를 일삼고 한 노동자가 분신 자결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음에도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최근 노동자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오 맨 앞편에는 민주노총 각 단위 대표자들이 자리하고 바로 뒤편에 건설노조 지역본부장과 각 지부장들이 상복을 입고 고 정해진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집회를 마친 후에는 주변도로를 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격심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기원 노동자들이 단체협약 맺으려 한 것이 죄인가"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37년 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불을 당긴 이래, 많은 사람들이 살기가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정해진 열사를 보면 그 때와 똑같다"며 "노동자는 계속 죽고 가진 자들은 계속 갖는 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해성 영진전업 사장뿐만이 아니라 한국전력 사장도 구속시켜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경과보고에 나선 백석근 건설노조 위원장은 "1-2년 계약직에 비정규직인 전기원들이 전업사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해보겠다고 피눈물나는 노력을 한 것이 죄인가"라며 "유해성 대표가 한국전력과 어떤 유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교섭에 응하지 않고 요지부동인데도 어떠한 처벌도 받고 있지 않다"고 규탄했다. 백석근 위원장은 "(오늘 대회가)열사가 가신지 10여 일이 지나 늦은 감이 있지만 건설노조가 앞장서서 민주노총의 엄호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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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왜 침묵하는가"
석원희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장은 "고 정해진 열사는 지난 추석에 '동생들은 집에 가서 명절을 쇠라'며 자진해서 농성장을 지킨 분이었다"고 회상하며 "죽을 만큼 살고 싶었을 동지가 이 땅을 떠난 것은 더럽고 추잡한 세상, 유해성 같은 자들이 결탁해 부패한 사회 때문"이라고 침통해했다. 석원희 분과장은 한국전력을 향해 "배전업체들에게 얼마를 받아먹었기에 침묵하는가, 머리를 숙이고 열사에게 사죄하라"며 분노를 터트리기도 했다.
오후 4시경 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대회 장소인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출발하는 행진을 가졌다. 한국전력 건물을 놓고 도로 한 바퀴를 돌아 행진하던 도중 오후 4시 40분경부터 테헤란로에서 2천여 명의 경찰 병력과 대치, 경찰 쪽에서 살수차를 동원하는 등 충돌을 빚었다. 40분 가량 대치 후 해산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다시 강남역으로 이동, 일방향 전 차선을 점거하고 오후 6시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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