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 당대회가 분당의 마지노선”

[인터뷰] 김종철 민주노동당 전진 집행위원장

[출처: 진보정치(이치열 기자)]
민주노동당에 ‘2차 대전’이 예고된다. 12일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비대위에 전략공천을 위임한다는 합의안이 ‘다수안’으로 상정되면서 갈등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평등파 최대 정파인 ‘전진’은 심상정 비대위가 들어선 이후 전면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김종철 전진 집행위원장은 “1월 말 임시당대회를 열어 종북주의 청산을 천명하라는 입장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며 “비대위는 하나의 중간 과정일 뿐이며, 비대위가 임시당대회까지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할 경우 당의 진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11일 김종철 전진 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종북주의’ 용어 절대 포기 못 해”

비대위 구성에 대한 전진의 공식 입장이 정해졌나

심상정 의원이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에서 종북주의, 패권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전제로, 전략공천을 골자로 하는 지난 확대간부회의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8일 상임위원회에서 이같은 단일안을 마련하고 조희만 의장이 9일 심상정 의원을 직접 만나 이를 전달했다. 심 의원이 “당내 종북주의, 패권주의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고 수락연설을 통해 이를 명확히 표명하겠다”고 약속했다(심 의원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사석에서 심 의원의 의지가 확실하다는 걸 확인했다.

심 의원과 전진의 입장이 일치하더라도 자주파 진영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심 의원이 아닌 ‘제3의 인물’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는 힘들고 표결로 가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는 보이콧은 하지 말자는 기조인데 현장에서 판단할 여지는 있다. 심 의원이 안 된다는 이유는 전략공천 안 된다, 종북주의 패권주의 문제 다루겠다고 했으니까 안 된다는 얘기다. (비대위원장으로 제3의 인물을 세우는 것은) 못 받는다.

자주파 수장인 김창현 전 사무총장이 “종북주의를 말하는 세력과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종북주의’ 노선을 바로잡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당 혁신의 첫째 과제는 신뢰의 위기 극복인데, 신뢰의 위기 최상층에 종북주의 노선으로 인한 반진보성과 그것을 관철하기 위한 패권주의가 깔려 있다고 본다. 이 문제를 이번 참에 완전히 가닥을 잡지 않으면 또 다시 지난 몇 년간의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 결코 (원칙을) 깰 수 없다.

비대위가 구성된 이후에도 분당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비대위는 하나의 중간 과정일 뿐이다. 전진은 1월 말 임시당대회를 열어 종북주의 청산을 천명하라는 입장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임시당대회까지 비대위가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할 경우 당의 진로는 모르는 거다. 불투명하다. 전진은 최대한 당 혁신을 위해 싸우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아왔다. 양상으로 보면 분당까지 가는 건 아닌데. (분당을) 전제할 수는 없지만 마다하고 양보할 생각은 없다.

“종북주의 척결만 한다면 비례대표 다 해도 상관없다”

자주파는 종북주의가 대선 결과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한다. 김창현 전 사무총장은 “평등파가 종북주의 척결과 공천권을 동시에 요구하는 것은 ‘이번 기회에 다 쓸어버리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대선 실패의 원인은 신뢰의 붕괴다. 소위 말해 민생 이슈가 얼마나 대중에게 다가갔냐 문제가 아니라 대중에게 정책과 공약을 전파할 당원과 지지자가 민주노동당에 등 돌린 것이 문제였다. 후보와 대중을 연결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둘로 쪼개졌다. 이를 불러온 결정적 원인에는 지난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정파 이기주의와 자파의 목표 달성을 위한 대중정치인 낙마시키기가 있었다.

경선 과정에서 권영길 후보는 내용이나 철학이 아닌 ‘쪽수’로 승리했다. 자주파가 권영길 후보를 지지한 것은 철저히 정파적 이유에서였다. 지역위원회나 노조 행사에 가장 많이 불려다닌 노회찬 의원을 내친 이유는 당권 장악에 제동이 걸린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쁘게 말하면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이 과정에서 소위 ‘노회찬 동영상’이라는 악의적인 음해 동영상을 만들어 후보 하나를 죽이자는 식으로 갔다.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패권주의적 행태다.

이 밖에 자주파 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당 위장전입 사태 등 비상식적인 일들이 계속되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높은 목표가 있고 그것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종북주의다.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밝히자면, 종북주의 문제만 정리하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자주파가 비례대표 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원인을 제거하고 종북주의 척결 노선을 수용한다면 못 할 거 없다.

“자주파, 자기 반성 하지 않아”

김창현 전 사무총장의 ‘민중언론참세상’ 인터뷰(9일자 “종북주의-공천권 제기, 당 싹쓸이하나”)에 대해 반박할 것이 있다면 해달라

북한식 사회주의로의 통일을 주장한 적 없다는 주장은 일면 맞다. 북한 사회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방점은 연방제 통일로 옮겨졌다.

북핵 사태 당시 평등파는 미국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하기 위해 북핵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개발의 원인이 미국의 대북 압박 때문이라는 점을 비판하려면 먼저 남쪽 민중이 핵무기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에 대해 인정하는 것에부터 출발해야 한다. 자주파가 유감 자체를 밝히지 않으려고 질질 빼다가 민주노동당은 북한을 두둔하는 정당으로 낙인찍혔다. 자기 반성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치 구도상 당시와 같은 입장을 선택했어야 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미국 편, 민주노동당은 북한 편을 들면서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다수의 국민 생각을 대변하는 정당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다수 국민의 생각을 대변하지 못했다.

일심회 사건에 대해 동지가 부인하면 믿어줘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 당 변호인단도 일부 당원이 조선노동당의 공작에 휘말려 있다는 실체를 확인했는데, 몇 사람의 말을 믿고 덮어줘야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확인에 불과하다.

“내부 논란 있어도 분열 위기는 없다”

종북주의를 척결한 다음 당 혁신 방안에 대한 구상이 있나. 종북주의만 없애면 패권주의를 일소할 수 있나. 평등파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진의 패권주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패권주의는 항상 발생하는 문제다. 전진 내부에서도 패권주의 문제가 있다면 극복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문제 제기가) 구체적으로 뭔지 몰라 지적을 해주신다면 수용하도록 하겠다.

종북주의 문제를 극복한 이후에는, 민주노총 의존 체제를 뛰어넘어 비정규직을 조직하기 위해 민주노총에 사회연대전략을 관철시켜야 한다. 그 다음 21세기의 급진적 의제들, 생태, 성소수자, 풀뿌리 민주주의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 안는 게 필요하다. 이 밖에 정파등록제를 도입해 당내 정파를 투명화하고 제대로 된 당내 정치를 실현해나가야 할 것이다. 열성당원에게는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당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겠다.

당 혁신을 주장하고 있지만 평당원들의 집단 탈당이 계속되고 있다(이날도 부산 해운대지역위원회 소속 당원 52명이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으로서 수명이 다했다”며 집단 탈당했다)

지금 이 상태에서는 볼 것도 없이 분당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당내에서 뭔가 해보자는 사람한테는 충격이다. 이 사람들은 어떤 입장을 취해도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임시당대회가 마지노선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탈당) 흐름에 대해 전진에서 모두 커버하는 것은 어렵다. 계획한 대로 하겠다.

12일 중앙위원회에서 합의안이 뜻대로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전진 내 ‘신당파’와 ‘재창당(혁신)파’의 분열과 탈당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가

비대위가 출범한 뒤 임시당대회를 열 때까지 종북주의, 패권주의 문제를 걸고 싸우자는 게 전진 내 결정 사항이다. 비대위가 뜬 의미에 대해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그것 때문에 전진이 위기에 처할 상황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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