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내각’ 일파만파..민주, “장관 후보 추가 교체” 요구

한나라, “추가 낙마 없다” 공세 전환..정치권 격돌 조짐

통합민주당이 28일 부동산 투기, 탈세 등으로 도덕성 및 자질 시비에 오른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에 대해 청와대의 자진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더 이상의 사퇴는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 후보 교체를 요구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인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28일에 이어 29일 국회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김성이-이윤호 외 장관 후보 승인할 듯

통합민주당은 28일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숱한 의혹이 드러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로 했다. 김성이 후보는 논문 중복 게재 및 표절 의혹, ‘5공 표창’ 등 민주화탄압 경력, 부동산 투기, 공금 유용에 대한 거짓 해명, 임대소득 신고 누락 등이, 이윤호 후보는 부동산 투기, 탈세 의혹, 미국 국적 장녀의 건강보험 혜택 등이 흠결로 지적됐다.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등 도덕성 및 자질 시비에 올랐던 나머지 장관 후보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용하기로 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과거 인사청문회 기준으로 봤을 때 충분한 낙마 사유에 해당되지만, 이들 후보에 대해서는 부적격 의견을 청문회 경과보고서에 반영하는 것으로 했다”고 전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번 문제는 어디까지나 국민 여론이 잣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성이, 이윤호 후보를 자진 교체할 것을 “점잖게 얘기한” 것이다. 국민 여론을 업고 정국주도권에서 잡은 승기를 이어가면서 ‘정치 공세’라는 여당의 공격을 피해가기 위한 전술로 보인다.

홍준표 “이 정도 선에서 정리해달라” 야당에 호소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 장관 후보들의 줄사퇴에 대한 마지노선을 쳤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어제 청문회에서는 그리 크게 문제가 드러난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 “이제 도덕성보다는 능력 검증을 좀 더 강화해야 할 것이며,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정치적 공세의 장으로 이용하거나 총선전략용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장관 후보에 대해서는 도덕성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김성이 후보 등에 일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총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장관으로서 적합하다”고 적극 방어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야당과 여론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장관 후보들이 낙마하게 될 경우 교체할 인력이 없어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인재 풀에 나 있는 구멍이 그대로 드러났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보니까 당선인에게 주어진 인원이 별로 없다. 개인적인 참모 몇 명 외에는 없다”며 “대통령께서도 그 부분에 관해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씀을 하셨다. 당선인이 당선된 후에 조각을 할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문제 장관 후보들에 대해) 이 정도 선에서 좀 정리해 주시고, 연말에 개각 과정이 있으니 그때 한번 우리가 다시 검토해볼 수 있겠다”고 야당의 협조를 호소했다. ‘반론이 나오지 않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오죽 답답하면 이런 얘기를 하겠냐”고 가슴을 쳤다.

민주당, 장관 후보 교체-한승수 총리후보 인준안 연계할 듯

문제 장관 후보들에 대한 추가 교체 요구와 함께 29일 본회의 표결 예정인 한승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도 ‘뇌관’으로 남아 있다. 통합민주당 측은 인사청문회 결과를 지켜본 뒤 수뇌부가 모여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줬는데 총리후보 인준안을 부결시키는 것은 새 정부 발목잡기이자 다수당의 횡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오늘(28일) 중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총리 인준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9일 총리 인준안은 여야 합의에 따라 통과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