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저지' 기간산업 노동자들 다시 뭉쳤다

서울역 광장 대규모 집회 열고 촛불문화제 합류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구조조정에 맞서 공동투쟁을 벌였던 철도, 발전, 가스 노동자들이 다시 모였다. 이번엔 지하철, 전기, 공항공사 노동자들도 함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산하 운수노조 철도본부, 공공노조 가스지부, 공공노조 가스기술지부, 한국발전산업노조, 한국전력기술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공항공사지부 등 노동조합들은 오늘(5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조합원 8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기간산업 공동투쟁본부'의 출범을 알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서울역에 모인 조합원들은 "2002년 이후 오랫만에 공공 노동자들이 뭉쳤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함께 민영화를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이들 공공부문 노조들은 오는 20일 열리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공공기관 일부의 구조조정안 즉 민영화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8월에는 이 계획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감을 반영하듯 지난 6월 23일부터 27일 사이에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평균 60% 이상의 높은 찬성율을 보이기도 했다.



오미선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지부장(직무대행)은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서울역 천막농성에 들어간 사실을 알리며 "해결될 때까지 천막을 치우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 현장으로 반드시 돌아가야 하고 인간답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힘들게 다시 모인만큼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우리는 위대한 촛불의 힘을 보았으며, 우리도 스스로 촛불이 되어 피끓는 민중의 살아있음을 이명박 정부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규 위원장은 "만일 촛불이 꺼진다면 이명박 정부는 복수의 칼날을 공공 노동자들에게 들이댈 것"이라 우려하면서 "촛불을 더 활활 불태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격려사에 나선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80만 조합원이 다 감옥에 갈 각오로 싸우면 못 할 일이 없다"며 "전 국민의 70%가 우리 파업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온 몸을 던져 투쟁하자"고 말했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이헌석 청년환경센터 대표는 "지금의 민영화는 어려운 이 때에 노동자민중을 위하는 민영화가 아닌 재벌만을 위한 민영화"라며 "이 민영화를 막아내는 것이 우리가 어떤 사회로 나아가느냐를 결정하는 굉장히 중요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국민 생존권을 위협하고 공공성을 파괴하는 공공부문 민영화 및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공동 투쟁한다"고 선언하며 "기간산업 공투본 노동자들은 정부의 폭압적 탄압에 맞서 지난 2002년 철도 발전 가스 3사 노조가 힘차게 투쟁한 공동투쟁을 계승해 더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경 집회를 마친 공투본 소속 노동자들은 서울 시청 광장까지 행진해 촛불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