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호일과 깨끗한 그물, 진품 어뢰 맞나?

박선원 연구원, 어뢰 진품여부 본격 제기...기뢰폭발 가능성 사진도 공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으로 지명한 결정적 증거인 어뢰추진제를 두고 아예 진품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청와대 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는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20일 한겨레 훅에 기고한 글에서 천안함 ‘파란 1번’ 글씨가 적힌 어뢰추진제가 폭심에서 건져낸 진품인지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다. 또 천안함 프로펠러에 감긴 그물 조각 등의 사진을 제시하며 기뢰폭발가능성도 신빙성 있게 거론했다.

  최초 어뢰추진체를 막 인양했을 땐 '1번' 글씨가 있던 부근에 알루미늄 코일이 추진체를 덮고 있었다. 박선원 브르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어뢰추진체를 덮고 있던 알루미늄 호일의 존재를 두고도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추진체를 건져 올리는 사진엔 ‘1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부분에 알루미늄 호일이 덮여 있었지만 합동조사단 발표엔 알루미늄 호일은 사라지고 설명도 없었다. 알루미늄 호일의 정체에 매우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뻘에서 수저도 긁는다는 쌍끌이 그물에 추진체만 걸리고 부유물조차 없이 깨끗

박선원 연구원이 제기하는 어뢰추진체의 진품여부는 3가지 의문점으로 압축됐다.

그는 먼저 “뻘 바닥에서 수저도 긁어 올린다는 쌍끌이어선은 정말 그물을 던지긴 던졌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연평도 해역에 30분 동안 끌고 다닌 그물이 너무도 깨끗하다”며 “어뢰추진제 2덩어리만 감쪽같이 들어내고 나머지 뻘이니 부유물이니 하는 것 하나도 없이 말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5월 15일 아침 8시에 쌍끌이 어선이 출항해 8시 30분 최초로 투망을 하고 30분 만인 9시께 폭발원점 조금 위에서 어뢰추진체를 건졌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바다를 훑고 있던 쌍끌이 어선의 길고 육중한 녹색 그물에 특수 촉감장치를 부착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단 30분만에 뭔가 걸린 지 알아 낼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이어서 어뢰추진체를 끌어올린 후의 군의 태도도 납득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한 번에 두 개의 추진체 쇠뭉치 덩어리를 건져 올려 너무 수확이 크고 흥분이 돼서 또 한 번의 투망도 생략하고 헬기에 실어 2함대 사령부로 가져갔다”며 “참 궁금하다. 보통사람이라면 그 지점을 아예 밑바닥 뻘까지 퍼올렸을 것이다. 한 조각이라도 더 찾아내면 좋은 거 아닌가? 그리고 이건 정말 기본 중에 기본 아닌가?”라고 제기했다.

  결정적 증거인 어뢰추진체를 인양할 당시 사진. 박 연구원은 뻘 바닥인 바다 밑 바닥을 훑은 그물이 부유물 하나 없이 깨끗할 수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어뢰추진체 덮고 있던 알루미늄 호일은 어디로?

박 연구원은 어뢰추진체를 덮고 있던 알루미늄 호일의 존재를 두고도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추진체를 건져 올리는 사진엔 ‘1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 부분에 알루미늄 호일이 덮여 있었지만 합동조사단 발표엔 알루미늄 호일은 사라지고 설명도 없었다. 알루미늄 호일의 정체에 매우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박선원 연구원은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를 11시 20분 2함대 사령부에서 최초 현장감식을 할 때 ‘파란 1번’을 발견했다고 한다. 또 다시 궁금해진다”며 “최초 감식은 쌍끌이 선박에서 이뤄졌고 증거물 식별을 위해 그물을 찢어내는 단계부터 알루미늄 호일 같은 게 붙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알루미늄으로 가려진 부분 안쪽에 ‘1번’이 씌어져 있어서 가린 것 아니냐고 의문이 든다”며 “알루미늄 호일이 붙어있는 그물을 찢는 시각은 아무리 늦춰도 헬기로 이동하기전인 9시 30분경 아니겠는가? 그때 이미 호일로 가려져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그 부분 바로 밑에 ‘1번’이 써 있었던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 호일 커버의 정체는 더 이상해진다”며 “막상 5월 20일 증거물을 공개할 때는 이 호일이 없다. 분명히 북한산 군용 호일이고 중요한 증거의 일부 일텐데 어디다 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북한에서 알루미늄 호일을 주방이 아닌 군부대에서 철제무기 덮개로 사용하는 일이 종종 있고, 50일 동안 아주 유속이 빠른 곳에 50일 이상 있어도 단단히 부착되어 있다는 걸 그 많은 탈북자들 중 한 사람을 족치든 해서 국방부가 의혹을 해소해 준다면 여러모로 정말 고맙겠다”고 비꼬았다.

박선원 연구원은 “‘1번’이라는 숫자를 덮은 알루미늄 호일과 너무도 깨끗한 그물을 보면 어뢰추진체가 과연 폭심에서 건져낸 진품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게 얼마나 폭발성이 크며, 무모한 질문인지 잘 알고 있지만 쌍끌이 선박이 어뢰추진체 2점 수거 이후 전혀 후속 수색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 의문점을 더욱 강화해주는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그는 “계속해서 크고 작은 증거물을 수십점 이상 더 수집하고 싶은 것이 본능 아닌가? 그런데 마치 들고 갔던 것 다시 가지고 오듯 하지 않았나 하는 걸 정말 미안하지만 물을 수밖에 없다. 아니면 아니라고 설명해 주기 바란다”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어뢰 폭발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다”고 결론짓고 어뢰폭발을 입증할 수 없다는 여러 정황을 다시 정리했다. 파고들수록 어뢰피격설에는 여러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는 것이다.

TOD 동영상은 오히려 어뢰피격은 아닌 것 같다는 심증을 굳혀줄 뿐이고 어뢰와 함체 흡착물에서 과학적으로 알루미늄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폭약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번’은 변색도 되지 않았다. 합조단과 국방부의 ‘1번’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가 오히려 폭발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켜줄 뿐”이라며 “가스 터빈 배 밑바닥이나 함미 전원 익사와 함수 전원 경상은 더욱 더 어뢰에 의한 근접 폭침설을 흔들리게 한다. 탄약배치 사진, 형광등, 견시병 부상 정도. 간접적으로 접촉한 생존자의 ‘너무도 평온한 느낌의 침몰 순간 증언’ 등도 그렇다”고 제기했다. 박 연구원은 “정리한다면 어뢰피격설에 대해 정부가 좀 더 책임있고 체계적으로 자신의 입장과 논리를 보강하고 증거를 확실해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뢰추진체 자체에 대한 의혹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급선회시 바다 밑바닥 그물을 바닷물의 회전력으로 끌어올릴 가능성 제기

이런 결론과 주장 속에 그는 기뢰 폭발가능성에 대해 신빙성 있는 사진 하나를 제시했다. 그는 “2010년 5월 19일 평택 2함대사령부 내에 치장된 천안함 배 밑바닥 부분 사진”이라며 “천안함 엔진과 스크루를 잇는 샤프에 그물과 밧줄이 감겨 있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통발은 아니지만 사프트 위까지 3점 이상의 금속성 어구가 깔려 올라가 있는 것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 사진의 제공자에 의하면 사진 하단의 파란색 통 안에는 미처 버리지 못한 그물이 가득 들어있었다고 한다”며 “다시 말하면 이 사진에 나타난 그물과 밧줄도 이미 여러 차례 쳐 내버렸음에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진을 근거로 “천안함이 수심이 낮은 해점에서 급속 유턴을 했다면 선체는 흘수선 3미터 보다 더 깊이 잠기면서, 급선회시 프로펠라에 가해진 동력으로 인해 바다 밑바닥에 깔려있는 그물을 바닷물의 회전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김태영 장관이 언급한 기뢰들을 격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0년 5월 19일 평택 2함대사령부 내에 치장된 천안함 배 밑바닥 부분. 천안함 엔진과 스크루를 잇는 샤프에 그물과 밧줄이 감겨 있다. 박선원 연구원은 "이 사진의 제공자에 의하면 사진 하단의 파란색 통 안에는 미처 버리지 못한 그물이 가득 들어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 사진에 나타난 그물과 밧줄도 이미 여러 차례 쳐 내버렸음에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4월 22일 MBC라디오 <뉴스의 광장>과 한 인터뷰에서 “천안함이 이동한 서쪽 해안에는 1977-1978년께 북한이 백령도에 상륙하는 것을 상정해 연평도에서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폭뢰를 만들어 썼다. (중략) 그런데 그 후로 낙뢰같은 걸로 인해 자동적으로 폭발한 적도 있다고 하고, 작전 효율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1985년에 컨트롤박스를 제거하고 도선을 전부 절단해서 폭발이 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문제가 또 좀 … 군에 문제가 있어 합참의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에 탐색을 전부 다시 해서 발견된 10발은 완전 제거했고 나머지 것들은 도저히 확인할 (수심에 따른 기뢰 종류) 수 없어서 그런 상태에서 작전을 끝낸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선원 연구원은 “비록 기뢰 격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진이 있긴 하지만 어뢰피격설을 대체할 만한 정도의 증거는 아직은 확보되지 않았다”며 “물론 기뢰설을 주장하려면 폭심 부근에서 관련 파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합조단이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 지는 알 수 없다. 달리 말하면 어뢰피격설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배제되어야 할 만큼 근거없는 주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시간이 그렇게 많다고 NGO 서신을 읽겠는가?

박 연구원은 지난주에 만난 미국 관리의 말을 빌어 천안함을 둘러싼 한미 정치지형을 설명하기도 했다. 박 연구워은 “미국 관리가 한국군이 확성기를 사용해 대북 선전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면 이명박 정부의 대미의존은 이제 하나 하나 돌봐주지 않으면 안되는 베이비 시팅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어뢰일변도로 몰고 온 이명박 정부가 데미지를 입지 않도록 도와 줘야한다는 어떤 의무감의 발로라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것 때문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2012년 4월이 아닌 2014-2016년 사이로 미뤄야 한다는 이명박 청와대의 ‘정치적 요구’를 외면할 수 만은 없다는 결정을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다면 분명 세기의 미스테리로 받아들여야 하진 않을 까 걱정된다”고 재차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이미 이명박 정부는 재난에 가까운 외교 참패를 경험하고 있다”며 “스스로 지키지 못한 안보, 설명되지 않는 오류로 점철된 보고를 알았을 남의 나라가 과연 얼마나 흔쾌하게 우리 편을 들겠는가? 지방선거 일주일 조금 더 남긴 시점에서 ‘돌격 앞으로’를 연출한 5월 24일 전쟁기념관에서의 대통령 연설이라는 건 블랙 코메디 그 자체였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비판적 지식인이나 참여연대에 분풀이할 일이 전혀 못된다”며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뭐 시간이 그렇게 많다고 NGO 서신을 읽겠는가? 읽어본다 한들 그런 걸 가지고 정부의 입장을 정하진 않는다. 요컨대 이명박 정부의 낯 부끄러운 외교 참패는 정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마지막으로 “검찰은 이제 더 이상 김태영장관과 이상의 합참의장의 명예훼손 고소 건을 미루지 말고 처리하라”며 “그래야 모든 것이 밝혀지지 않겠는가? 피고소인은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한 공안사범으로, 고소인들은 군형법을 적용받아야 할 지 말지 까지 한꺼번에 결정을 내려줄 법정이 곧 정의라고 본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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